[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프로포폴 불법 투약,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하정우(43·본명 김성훈))

10일 오전 10시 33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선 형사24단독(박설아 판사) 심리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배우 하정우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앞서 지난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하정우는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프로포폴을 10차례 이상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검찰은 벌금 1,000만 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식 재판에 회부된 것.

이날 하정우는 9시 50분께 안경을 착용한 채 블랙 수트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하다"라며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에 관한 물음엔 침묵했지만, "오늘이 첫 공판이니 임해보고 나중에 알려드리겠다"라고 담담하게 전했다.

검찰은 하정우에 대해 "피고인은 마약 취급자와 공모하며 2019년 19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했다. 김 모(성형외과 원장) 씨와 공모해 타인의 인적사항을 건네주는 등 진료 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했다"라고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했다. 또 추징금 8만 8,749원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첫 공판이지만 하정우가 혐의를 인정하며 박 판사는 곧장 변론을 종결했다.

하정우 변호인은 피부 트러블이 매우 심했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요청하며 "피고인이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불법성이 미약한 점을 참작해달라. 재기할 수 없게 만드는 것보다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벌금형을 선고해달라"라고 밝혔다.

하정우 또한 피고인석에 서서 "이 자리에 서며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제가 경솔했다. 더 신중하고 모범을 보여야 했는데 동료와 가족에게 피해를 줘서 사죄드린다.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겠다. 만회할 수 있도록 선처 부탁드린다"라고 울먹거리며 호소했다.

하정우는 법정을 나서며 "전반적으로 다 말씀드리고 잘 끝났다. 앞으로 더 조심하며 살겠다.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특히 하정우는 국내 10대 대형 로펌으로 꼽히는 곳 중 4곳 법무법인의 10명에 이르는 변호인을 선임했던 바. 관례상 이름만 올려둔 변호인이 대다수라고 하지만 이들 중 2명은 부장판사 출신, 1명은 경찰 출신, 또 다른 1명은 대검찰청 강력부 마약과 부장검사 출신으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화제를 모았다.

취재진이 이에 대한 이유를 묻자 하정우는 쏟아지는 질문에 말을 아꼈던 것과 달리, "글쎄요. 특별한 건 아닌 거 같다. 나중에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다"라고 답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