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로 던져라" 감독의 말을 100% 이해하는 투수, SSG 선발진 비밀병기[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힘을 뺀다는 게, 힘을 안 준다는 게 아니다."

SSG 김원형 감독은 평소 투수들에게 "100%로 던져라, 세게 던져라"고 한다. 매 이닝, 모든 타자를 상대로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하라는 의미다. 볼넷을 의식해 구석으로 스트라이크를 넣으려고 살살 던지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다. 실제 경기를 보면 그런 경우가 적지 않다.

SSG 선발진은 지난 1~2개월간 혼돈의 시간이었다. 샘 가빌리오가 새롭게 들어왔고, 오원석에 이태양이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은 우완 최민준이다.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선발진에 들어간다.

상무 시절 꾸준히 선발 등판했다. 올해 제주 스프링캠프를 소화했으나 밸런스가 무너졌다. 최민준은 지난달 30일 퓨처스리그 고양전을 앞두고 "1군 캠프가 처음이었다. 밸런스가 무너졌다. 2군에서 힘을 빼고 내 스타일대로 (밸런스를)잡아나가겠다고 생각했고, 잘 됐다"라고 했다.

4월 말에 1군 호출을 받은 뒤 다시 2군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신인 사이드암 장지훈과 추격조로 뛰었다. 성적이 괜찮았다. 5월 평균자책점 2.63, 6월 평균자책점 3.65. 김원형 감독은 2군의 예비 선발투수들이 썩 좋지 않자 최민준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 아예 후반기에도 선발진에 넣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달 8일 고척 키움전서 4⅓이닝 3피안타 5탈삼진 3볼넷 2실점했다. 두 가지의 슬라이더와 커브를 앞세워 수준급 투구를 했다. 최근 LG와의 잠실 연습경기서도 잘 던지면서 후반기 기대감을 키웠다. 3일 퓨처스리그 잠실 두산전서도 4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괜찮았다.

숙제도 있었다. 김 감독은 "LG전서 잘 던졌는데 좀 더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 타자를 상대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최민준은 "초구 스트라이크가 키다. 이대진 코치님과 밸런스 얘기를 하고 있는데, 좀 더 잡으면 초구 스트라이크 개수를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밸런스를 일정하게 가져가면 제구도 안정적일 수 있다"라고 했다.

여전히 최상의 투구밸런스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다. 1개월간의 휴식기는 실전 감각이 떨어지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최민준은 김 감독의 "100%로 던져라, 세게 던져라"의 의미를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

최민준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야 한다. 구속이 조금 떨어졌는데 커맨드가 좋아야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다. 힘을 빼고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힘을 빼고 던지는 게 힘을 안 주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힘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줘도 될 힘을 안 주고, 쓸 수 있는 힘을 강하게 주라는 게 감독님 말이다. 그래야 밸런스도 좋아진다"라고 했다.

감독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정 부분 보여주기도 했다. "나는 활발한데 지훈이는 조용해서 잘 맞는다"라며 장지훈과도 피드백을 자주 주고 받는다. 여전히 9개 구단 타자들은 '선발' 최민준이 익숙하지 않다. 후반기 SSG 선발진의 비밀병기다. 올 시즌 SSG의 최종순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민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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