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김학범 감독, 8강으로 가는 길이 쉬워졌다 [가시마 LIVE]

[마이데일리 = 일본 가시마 김종국 기자] '우리는 한골을 넣었다고 해서 지키기 위해 수비적으로 물러서는 팀이 아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루마니아를 대파하고 8강행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25일 일본 가시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루마니아와의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에 4-0으로 크게 이겼다. 지난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해 8강행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던 김학범호는 루마니아에 대승을 거두며 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이 속한 B조는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 등 4팀 모두 1승1패(승점 3점)를 기록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게 됐다. 한국(+3)은 루마니아전 대승으로 골득실에서 경쟁팀들보다 크게 앞서며 조별리그 최종전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온두라스와 무승부만 기록해도 자력으로 8강행에 성공하는 가운데 조 1위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반면 한국에 대패를 당한 루마니아는 최종전에서 뉴질랜드와 비길 경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온두라스와 뉴질랜드 역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면 자력 8강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서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질 경우 1골의 중요성은 생각보다 크다.

김학범호는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패한 부담을 안고 루마니아전을 치렀다. 경기 초반 양팀의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졌고 한국은 전반 27분 상대 자책골과 함께 경기를 앞서 나갔다. 한국은 선제골을 넣었지만 루마니아에 동점골을 허용할 경우 경기 흐름 뿐만 아니라 8강행이 더욱 험난해지는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

김학범 감독은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지키는 축구보다는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루마니아는 전반 45분 게오르게가 퇴장 당해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펼쳐야 했고 김학범 감독은 맹수처럼 상대의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정승원 대신 권창훈을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4분 엄원상의 추가골이 터진 후에는 한국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더욱 거세졌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20분에는 이동준 대신 송민규를 출전시켜 추가골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미 2골을 실점한 루마니아는 패배를 면하기 위해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한국의 계속되는 공격 시도로 인해 수비에 치중하는 경기를 펼쳐야 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33분에는 황의조 대신 이강인을 출전시켜 공격 변화를 노렸고 결국 경기 종반 이강인이 멀티골을 기록하며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뉴질랜드전 패배 이후 조별리그 탈락 우려가 높았지만 루마니아전 대승과 함께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며 조 1위 8강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올라섰다.

김학범 감독은 루마니아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공격적인 축구를 펼친 것이 순위경쟁에서 골득실과 다득점까지 고려한 전략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점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한골을 넣었다고 해서 물러서는 것이 아니다. 공격적으로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이겼고 자신감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승부처에서 김학범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이 빛을 발휘해 8강행 경쟁에서 다른 팀보다 여유를 가지게 됐다.

[사진 = 일본 가시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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