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야구, 추억의 그 이름 'G.G. 사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고마워요 G.G. 사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야구'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 올림픽의 '야구'하면 여러가지가 떠오른다. 쿠바와 맞붙은 결승전에서 고영민(現 두산 베어스 코치)이 금메달을 확정 짓는 과정에서 보여준 러닝 스로우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글러브 패대기 등이 있다. 그리고 허구연 해설위원의 "고마워요 G.G. 사토"가 대표적이다.

G.G. 사토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이 결승전에 진출하는데 직·간접적으로 크게 기여(?)했다. 한국이 4-2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고영민이 친 타구를 쫓아가던 G.G. 사토는 타구 판단에 실수를 범했다. G.G. 사토의 아쉬운 수비 덕분에 한국은 1점을 추가로 뽑으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은 결승에서 쿠바를 꺾고 야구 종목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영원히 고통받을 만한 장면을 연출한 G.G 사토는 최근 SNS를 통해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게재했다. 일본이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전에서 선보인 '픽토그램' 퍼포먼스를 페러디해 "종목 : G.G. 사토"라는 글과 함께 2008년 고영민의 타구를 놓친 장면을 재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결코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G.G. 사토는 악몽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G.G. 사토에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악몽이다. G.G. 사토는 최근 한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억울했고, 한심했다. 눈물도 흘렸고, 죽고 싶었다"며 "TV에 당시 장면이 나오면 딸이 '아빠, 이 플라이는 언제 잡을거야?'라고 묻기도 했다. 사실 지금도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일하게 다행인 것은 신오오쿠보에 있는 한식당에 가면 굉장히 서비스를 많이 받는다"고 웃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일본 대표팀은 'G.G. 사토 악몽'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 대표팀 중견수를 맡을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옆구리 통증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24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날 평가전에 중견수 출전한 콘도 켄스케(니혼햄 파이터스)가 타구 판단에 실수를 범하는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야나기타 유키가 25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평가전에 복귀할 예정"이라며 "이나바 감독은 '내일 수비는 생각하고 있다. 1이닝 정도 시킬 것이다. 타석은 내일 상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대표팀의 외야수는 현재 위태로운 상황이다. 야나기타 이외에도 콘도와 쿠리하라 료야(소프트뱅크), 요시다 마사타카(오릭스 버팔로스),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있지만, 중견수를 확실하게 맡을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 야나기타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이번 올림픽에서 제2의 G.G. 사토가 또 나올 수도 있다.

[G.G. 사토. 사진 = AFPBBNEWS, G.G. 사토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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