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국에 올스타전...KBO는 염치도 없나 [이석희의 처음처럼]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묻고 싶다. 프로야구판이 이 지경인데 아직도 올스타전을 열고 싶은가?

‘NC 서울 원정숙소 술판 사건’에 이어 한화와 키움 구단도 ‘박석민의 지인 A씨’와 같은 호텔에서 만났다고 구단이 확인하자 프로야구팬들이 들끓고 있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KBO는 여전히 올스타전 취소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지난 12일 프로야구 리그 중단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했던 이사회에서는 “오는 24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기로 한 올스타전은 무관중으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팬들과의 약속이라는 이유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정규리그는 안전을 위해서 중단하면서 이벤트 경기인 올스타전을 강행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지만 철저한 방역과 무관중으로 진행한다고 했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팬들은 ‘박석민 지인 사건’에 분노하고 있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구단과 선수들 뿐 아니라 나머지 구단과 선수들에게도 ‘너희들은 깨끗하니?’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야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야구판이 이런 판국인데 KBO는 “팬들과의 약속”운운하면서 올스타전을 강행하고 싶은가. 올스타전에 선발된 선수들이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가? 팬들은, 특히 NC, 한화, 키움구단에서 선발된 선수들에게 손가락 질을 할게 뻔하다.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들인데 후배(선배)들이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일을 저질렀는데 너희들은 몰랐니? 아니면 알고도 그럴 수 있지라며 방조했나? 너희들도 공범이야!" 이렇게 일갈하지 않을까. 그러면 졸지에 올스타전 출전 선수들은 즐거워야할 잔칫날에 '욕받이'신세가 되지 않을까?(17일 훈련에 돌입한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도 걱정이다)

사실 지난 12일 올스타전 강행때도 문제가 있었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을 보자. 조직위원회에서 결국 무관중 대회로 결정하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뛰고 싶었던(아니면 코로나 시국에 핑계거리를 찾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스타선수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했다.

"팬들이 없는 경기장에서 뛰고 싶지 않다."

이 이유 한가지만 갖고도 올스타전은 취소되어야 했었다. 손님(관중)이 없는 잔치가 무슨 소용있는가.

여기에 '박석민 지인 사건'이 더해졌다. '코로나 19감염' 과 비교할 수 없는 더 큰 위기가 프로야구판을 덮쳤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KBO는 여전히 올스타전을 강행하고 싶은가?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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