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긴급중단' 문체부 특혜 논란[장윤호의 아무튼]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정지택)가 12일 이사회를 개최해 코로나19 관련 규정 변경을 단행하고 13일부터 18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KBO리그 경기를 전격 중단했다. KBO는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처해 페넌트레이스 720경기를 모두 마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결정에 엉뚱하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가 난처해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이종훈)가 수도권의 코로나19 방역이 4단계로 올라감에 따라 서울 목동구장에서 32강전이 진행중이던 청룡기 고교야구전국대회와 고교야구 주말리그까지 즉시 중단했기 때문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는 홈페이지에 ‘정부 및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조치[국내체육대회(학생선수 대상 대회 포함) 행사금지(경기 중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제7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과 고교야구 주말리그 잔여경기(수도권지역)는 7월12일(월)부터 4단계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잠정 개최 중단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지했다.

이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에 ‘스포츠의 경우 4단계에도 무관중으로 경기가 가능하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기를 더해가던 고교야구 청룡기가 중단되니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자체 판단으로 멈춰세운 것 아니냐?’는 항의가 나왔다.

반면 프로야구 KBO리그는 KBO 총재의 주재로 10개 구단 대표들이 참석하는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중단 결정을 내려 대조를 이뤘다.

이의 제기를 한 고교야구 선수들 학부형의 요지는 ‘왜 KBO리그는 같은 코로나19 방역 4단계에서도 경기를 하고 싶으면 무관중으로 하면 되고 자체적으로 중단 결정까지 내릴 수 있는데 왜 고교야구는 못하냐?’는 것이다.

여기서 중대한 차이가 있다. 문회체육관광부 지침 상 스포츠의 경우는 프로스포츠를 말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고교야구 청룡기 주말리그는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가 고지한 바와 같이 ‘행사금지’로 ‘행사’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코로나바이러스-19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2021.7.9.) 관련 관계기관 단체에 보낸 공문, ’거리두기 단계별 국내 체육대회 운영 계획‘에 따르면 4단계에서는 ’행사 금지(경기 중단)‘로 돼 있다.

요약하면 프로야구는 스포츠이고 고교야구 청룡기는 행사이다. 4단계에도 프로스포츠는 운영 기구가 결정하고 아마는 스포츠가 아니라 행사이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정한 지침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황당한 상황에 직면했다.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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