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보이니' 정진운X솔빈, '연기돌' 아닌 완연한 배우로 [양유진의 클로즈업]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그룹 2AM 출신 배우 정진운, 그룹 라붐 멤버 겸 배우 솔빈이 코믹 공포 영화 '나만 보이니'(감독 임용재)를 통해 '연기돌'이 아닌 완연한 배우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지난 7일 언론 배급 시사회에서 베일 벗은 두 사람의 스크린 데뷔작 '나만 보이니'는 로맨스 영화 촬영장에 나타난 귀신과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감독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임용재 감독이 과거 프로듀서 시절 촬영 현장에서 겪은 오싹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선댄스 영화제 출품을 꿈꾸며 어렵사리 마련한 제작비를 갖고 동료들과 애절한 로맨스 영화 촬영에 돌입한 신인 감독 장근(정진운). 그러나 발연기에 심취한 것도 모자라 연출까지 참견하며 선을 넘는 무명 배우 지석(곽희성), 호시탐탐 딴짓할 궁리만 하는 녹음기사 영식(이순원) 등 내 맘 같지 않은 상황에 메가폰을 놓아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영화를 위해 이성의 끈을 단단히 붙들고 있는 장근이지만, 귀신을 목격했다며 너도 나도 줄행랑을 치는 바람에 결국 촬영이 중단되고 만다.

귀신보다 촬영 지연과 제작비 초과가 더 무서운 현실 PD 민정(솔빈)은 현장에서 해결사 같은 존재로 통한다. 출연진과 장근의 멘탈 케어도 도맡는 그는 공포 상황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직접 귀신을 찾아 나서는 대범한 면모를 드러낸다. 또한 이 사태가 누군가의 장난이라면 경찰에 잡아서 넘기고, 귀신이라면 굿을 해서라도 영화를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를 끌어올린다.

전반부가 현실의 벽에 부딪힌 20대 사회초년생 장근의 고군분투를 보여준다면, 중반부부터는 버려진 호텔에서 우연히 마주친 귀신의 정체를 파헤치는 데 중점을 둔다.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전개가 아쉬움을 주지만 마지막 반전과 코로나 시대 맞춤형 '마스크 귀신'의 등장은 장르에 걸맞는 소소한 재미와 공포를 적절히 아우른다. 극중 공포의 무대가 되는 촬영 장소는 실제 폐호텔로, 음산한 기운을 내뿜으며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영화의 주역 정진운, 솔빈은 기대 이상의 합을 만들었다. 첫 호흡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시너지를 극대화해 강렬한 신고식을 치른 것. 주로 브라운관에서 활동하던 정진운은 첫 스크린 도전에도 어리숙한 초보 감독의 혼란과 성장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고, 솔빈도 주인공의 면모를 잃지 않으며 친숙하면서도 당찬 매력을 지닌 역할에 정확히 동화됐다.

여기에 미더운 감초 배우 곽희성, 이세희, 이순원, 여훈민이 합세해 활기를 불어넣는다. 기타리스트 조정치는 특별 출연으로 힘을 더했다.

오는 21일 개봉. 러닝타임 97분.

[사진 = 디스테이션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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