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 가는 기분” 도쿄 향하는 ‘베이징키즈’ [MD코멘트]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원태인이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의 한 자리까지 꿰찼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16일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최종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삼성은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을 비롯해 포수 강민호, 내야수 오재일, 외야수 박해민 등 총 4명이 선발됐다.

원태인은 첫 성인대표팀 발탁이다. 지난 시즌까지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쳤던 원태인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8승 3패 평균 자책점 2.51로 활약, 삼성의 토종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이어 도쿄올림픽 출전이라는 영예도 안게 됐다.

원태인은 “영광스럽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자리에 선발돼 기쁘다. 조금 일찍 듣긴 했는데, 그때까진 실감이 안 났다. 오늘 오전에 발표될 때 ‘정말 됐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이어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만 해도 정말 기분 좋다.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이 투입해주시면 열심히 던질 생각이다. 보직에 대해선 딱히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포수는 강민호, 양의지(NC) 등 2명이다. “(강)민호 형도 뽑히셔서 부모님과 함께 가는 기분이다. 열심히 뒷바라지할 생각(웃음)”이라며 웃은 원태인은 “(양)의지 선배를 통해 다른 볼 배합이나 로케이션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민호 형과는 다른 볼 배합일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큰 공부가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휴식기 때 진행되는 팀 훈련, 연습경기 등을 통해 선발 로테이션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에서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지만, 원태인 역시 아직 보직이 명확하지 않다. 중간계투가 된다면, KBO리그와는 다른 루틴으로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때 많이 해봐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보직과 상관 없이 죽기살기로 할 생각이다.” 원태인의 말이다. 원태인은 이어 “프로에서 보직이 선발이기 때문에 (선발)욕심은 당연히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팀에서 선발로 나가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다. 일단 연습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던져보겠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우승이라는 신화를 썼다. 한국 야구는 이를 통해 전성기를 맞았고,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야구의 꿈을 키운 어린이도 많았다. 원태인 역시 강백호(KT)와 더불어 대표적인 ‘베이징키즈’다.

원태인은 “나 역시 베이징올림픽을 보며 야구를 시작한 선수다. 그 무대에 설 수 있어 정말 영광이다. 내가 야구를 시작했듯, 그때의 내 나이에 있는 친구들이 도쿄올림픽을 보며 야구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원태인.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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