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자신감과 여유 그 사이…느껴지는 'Feeling' [강다윤의 카페인]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엑소가 돌아왔다. 1년 6개월 만에 스페셜 앨범 'DON'T FIGHT THE FEELING'을 들고 온 것. 많은 일이 있었던 두 번째 군백기 앨범. 엑소는 산뜻하고 청량한 매력을 앞세웠다. 놀라울 정도로 컨셉추얼하고 마이너했던 전작 'OBSESSION'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타이틀곡 'Don't fight the feeling'은 거침없는 질주를 이야기하며 엑소의 자신감을 드러낸다. 특히 강점으로 꼽히는 보컬은 호화롭기까지 하다. 오랜만에 듣는 디오의 목소리와 설명이 필요 없는 백현의 파트는 메인 보컬의 능력을 뽐내는 것만 같다. 시우민과 카이 역시 안정적으로 제 몫을 다 한다. 세훈의 랩도 흥미를 남긴다. 다만 의아한 레이의 참여와 감흥을 주지 못하는 찬열의 파트가 아쉽다.

팬들의 부담을 덜고 가볍게 즐기라는 듯 트랙은 총 다섯 개에 불과하지만-주요 연말 시상식인 골든 디스크의 현재 시상 기준은 여섯 개 트랙이다-요모조모 알찬 매력을 뽐낸다. 레트로풍의 '훅!'은 여름 휴가철을 겨냥한 듯 상큼하다. 'Runaway'에서는 메인 댄서 카이의 도입부가 진한 인상을 남긴다. '지켜줄게'는 '그냥 네 옆자리를 지켜줄게'라는 가사 등으로 팬송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두 번째 트랙 '파라다이스'다. 곰곰이 귀를 기울이다 보면 10년 차 아이돌의 여유가 느껴진다. 특별히 모나지 않은 안정감이 느껴질 때, 툭 하고 들어오는 '기습 같은 Kiss'라는 가사는 절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2012년 데뷔부터 함께한 엑소만의 세계관 역시 고스란히 녹아있다. 'Power'에서 짧게 등장했던 일명 너드 콘셉트, 패러렐 월드는 약 4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뮤직비디오 속 엑소는 우주선을 운항하며 춤을 춘다. 어디론가 떠나는 우주선은 자연스레 다음 앨범을 암시한다. 끝도 없이 계속되는 엑소의 세계관은 이제 종합 예술처럼 느껴진다.

에스파의 데뷔와 함께 등장한 SMCU(SM CULTURE UNIVERSE)에 엑소도 빠지지 않았다. '광야 위를 질주해'라는 가사를 통해 SMCU의 핵심인 '광야'를 언급한 것. 10년 차 외계인 엑소와 '광야'의 첫 만남은 연결고리를 만드는 정도로 끝이 났다. 가벼운 시작으로 흥미를 끌었다면 성공적이다.

'DON'T FIGHT THE FEELING'에서 엑소는 젊음과 자유, 누군가를 향한 사랑,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는 '어디든 날 데려가'라고 외친다. '낮이든 밤이든 네가 혼자 더 헤매지 않게'를 바란다.

묵직한 한방을 날리려 애쓰거나 특별한 메시지를 욱여넣지 않아서 좋다. 자신감과 여유 그 사이.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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