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이계벽 감독 "정수정, 꼬질꼬질 코믹 연기 재밌어해…또 이경영?"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이계벽(51) 감독이 본인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로코 '새콤달콤'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이계벽 감독은 11일 오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4일 넷플릭스 영화 '새콤달콤'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찾아간 바 있다.

'새콤달콤'은 일본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2016)를 원작으로 한다.

매번 해도 어려운 연애, 하지만 그 새콤달콤한 연애의 맛에 제대로 빠져버린 달콤한 연인 장혁(장기용)과 다은(채수빈), 그리고 새콤한 매력의 보영(정수정)까지 세 남녀가 그리는 찐 현실 로맨스. 달콤했던 연애가 점차 씁쓸하게 변하게 되는 과정과 결국 변하는 것을 알면서도 또다시 새콤함에 빠지는 연애의 여러 맛을 다룬다.

연출을 맡은 이계벽 감독은 영화 '야수와 미녀'(2005), '럭키'(2016), '힘을 내요, 미스터 리'(2019) 등으로 맛깔난 웃음을 선사해왔다.

이날 이계벽 감독은 "'럭키'를 리메이크할 때도 비슷한 말씀을 드렸는데 리메이크한다고 해서 특별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없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어떻게 표현할까, 여기에만 항상 중점을 둔다. 원작의 장점을 하나만 가져오고, 전체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서가 무엇인지 찾는 걸 더 중요시 생각한다. 사실 리메이크라고 생각 안 하고 제 영화를 다시 만든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새콤달콤'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사랑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라는 것이었다.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가도 깨닫길 바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계벽 감독은 "'새콤달콤'을 선보이기까지 그동안 제가 로맨틱 코미디(로코)를 만들기 위해 무수히 시도를 했었다. 많이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EBS에서 제 전작인 '야수와 미녀'가 방영되는 걸 우연찮게 다시 보게 됐다. 그때 딱 하나의 생각이 들었는데, 감성을 전달하는 에이지(age)가 낮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만드는 로코는 에이지 높은 얘기를 하자는 게 가장 큰 첫 번째 목표였다. 어떻게 보면 사랑을 이뤄야 하는 시기, 사람을 만나고 결실을 맺어야 하는 나이대가 분명 온다. 그 나이대를 '새콤달콤'에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기존의 로코는 묘하게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거 말고 다른 얘기를 하면 어떨까 해서 '새콤달콤'은 성장보다 '현실 인지'를 통해 주인공의 관계가 더 성숙해지는 것에 포인트를 뒀다"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새콤달콤'에서 장혁의 입사 동기 보영 역할로 열연을 펼친 정수정에 대해 극찬을 보내기도. 정수정은 기존의 시크한 이미지를 벗고 색다른 얼굴을 드러내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계벽 감독은 "정수정이 꼬질꼬질하게 코믹 연기를 하는 것도 재밌어했다. 오히려 제가 미안해서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고 '이 정도 해도 될까?' 이렇게 항상 물어봤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정수정은 그 누구 못지않게 영화와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있는 배우이다. 현장에서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나눌 수 있는 친구"라며 "앞으로 배우로서 더 대성할 거라고 생각한다. 연기 열정이 굉장히 강하다"라고 가능성을 높이 샀다.

또한 이계벽 감독은 "정수정뿐만 아니라 장기용, 채수빈까지 연기 순발력과 집중력은 세 배우가 다 갖고 있다. 장기용은 순간 습득하는 게 강하고 채수빈은 엄청난 기본기를 가졌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 중 대기업 경비원으로 분한 이경영의 활약도 언급했다. 먼저 이계벽 감독은 "이경영이 연기한 경비원 캐릭터를 설정한 제 첫 번째 의도는 장혁과 보영, 이 두 사람의 관계 안에서 사랑이 싹트면 불륜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없애는 분위기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했다. 또 다른 하나는 회사 사정 많이 알고 오지랖 넓은 경비원 아저씨다"라며 "그냥 뜬금없이 그러는 건데, 장혁이 본인과 보영을 연결시켜 주는 걸로 착각하는 거다. 실제로 극 중에서 경비원이 장혁에게 '보영과 사귀어라' 하는 대사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경영 캐스팅에 대해 그는 "많은 분이 '또 경영'이라고 얘기하는데, 오히려 한국영화계에서 이경영처럼 모든 캐릭터를 소화해 줄 수 있는 배우가 있어서 저는 더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경영도 미스터리한 경비원 캐릭터를 너무 재밌게 연기해 주셔서 더 감사했다"라며 "이 자리를 빌려 이경영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건 '택시 하나 떠나면 기다리면 되지만 사람 하나 버리면 더는 없어'라는 대사를 만들어 주셨다는 거다. 배우가 직접 만든 대사다. '새콤달콤'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명대사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비하인드스토리를 공개했다.

끝으로 이계벽 감독은 "'새콤달콤'이 전 세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 사는 곳은 다 다르지만 사랑하는 건 비슷하구나. 우리 영화가 한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지금 사랑을 하고 계신 분들이나 로코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는 분명 공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구나 싶더라"라고 얘기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코미디를 계속하고 싶다"라며 "또 다른 로코를 만들고 싶다. 사랑과 관계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 =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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