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부상에 좌절할때 'ERA 6점대 슬럼프' CIN 에이스는 웃음꽃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허리 부상으로 조기 강판된 날, 상대 선발투수는 58일 만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가 열린 5일(한국시각) 부시스타디움. 김광현은 '신시내티 킬러'로 통한 선수였으나 2회초 홈런 2방을 맞고 휘청거리더니 3회말 타격을 하다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서 결국 4회초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3이닝 2피안타 3실점. 피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경기는 세인트루이스의 4-6 패배로 끝났다. 김광현이 시즌 4패(1승)째를 당했다. 타선의 도움이라도 있었다면 김광현이 패전은 면했겠지만 이날 신시내티 선발투수 루이스 카스티요가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했으니 방법이 없었다.

카스티요에게는 감격적인 승리였다. 지난 4월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이날 경기 전까지 6이닝 조차 던진 경기가 한번도 없을 정도로 슬럼프에 시달렸다. 이 기간 동안 성적은 7패 평균자책점 7.29였다. 꾸역꾸역 5이닝을 버티는 경기는 흔했지만 2019년 15승 8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한 에이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였다.

무려 58일 만에 다가온 승리. 카스티요는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간이 됐다"라면서 "그동안 부진을 깨고 마침내 승리를 얻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만약 김광현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신시내티 킬러'다운 면모를 이어갔다면 카스티요가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을지는 미지수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3승 평균자책점 0.54로 신시내티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존재한다. 김광현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조기 강판을 당하는 사이, 카스티요는 부활의 신호탄을 터뜨리고 있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2승 8패 평균자책점 6.63이라는 성적은 카스티요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과연 카스티요가 시즌 2승째를 따낸 경기를 계기로 부활할 수 있을까.

[카스티요.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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