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이 2번타자를? 누구도 생각못한 수베로 파격 기용 [MD포인트]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주중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한화는 어느덧 팀 타율이 최하위로 곤두박질을 칠 정도로 침체돼 있었다.

1번타자 정은원이 가공할 만한 출루 능력을 보인 것과 달리 2번 타순에서는 맥이 끊기는 일이 잦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묘책'을 꺼내 들었다. 바로 최재훈을 2번타자로 기용한 파격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주로 하위타선에 포진했던 최재훈은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번타자로 나섰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롯데전 이후로 생각을 했던 부분이다. 최재훈이 선구안이 좋기 때문에 2번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생각해서 고려했다. 계속 2번으로 간다고 할 수는 없어도 경기를 통해 확인할 생각이다"라고 최재훈을 2번타자로 낙점한 배경을 전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한화가 1회초 공격에서 2점을 선취할 수 있었던 것은 최재훈이 볼넷을 고르면서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정은원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최재훈은 중전 안타를 날려 득점권 찬스를 연결했다. 한화는 8회초에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그리 인상적인 기록이 아닐 수 있지만 그의 멀티 출루는 잠자던 한화 타선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데뷔 첫 2번 타순을 소화한 경기라 처음에는 긴장을 했다"는 최재훈은 "첫 타석에 볼넷으로 나가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그 후로는 볼이 보이기 시작해 경기에 잘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연결고리'였다. 최재훈은 "정은원이 출루하면 한 베이스를 더 보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정은원의 출루가 좋았고 그런 마음가짐이 타석에서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최재훈은 2017~2018년 2년 동안 볼넷 46개를 골랐으나 2019년에만 볼넷 56개를 얻으며 '출루머신'으로 거듭났다. 당시 출루율은 .398로 4할에 가까웠다. 지난 해에는 3할 타율(.301)과 더불어 출루율 .383로 출중한 선구안을 보인 그는 생애 첫 2번타자 경기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앞으로도 한화 공격의 활로를 뚫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 최재훈이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8회초 무사 1루서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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