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밀고 나갔다” 삼성 허삼영 감독, 양창섭 믿었던 배경 [MD토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투수코치는 교체하자고 했지만, 내가 밀고 나갔다.” 허삼영 감독이 난조를 보인 양창섭의 교체 시점에 대해 돌아보며 남긴 말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앞서 지난 11일 맞대결을 돌아봤다.

삼성은 선발투수로 예고했던 벤 라이블리가 어깨통증에 의해 공을 1개도 던지지 못한 채 김대우와 교체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삼성은 일단 라이블리를 1군에서 말소시켰다. “다음 주에는 등판이 가능할 것 같다”라는 게 허삼영 감독의 견해였다.

삼성은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오른 김대우가 1회말에 4실점했지만, 4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더 이상의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타선 역시 3~4회초에 응집력을 발휘,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삼성은 6-4로 맞은 6회말에 5실점, 승기를 넘겨줬다.

삼성은 5회말에 이어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창섭이 문상철(볼넷)-장성우(안타)-신본기(2루타)에게 3연속 출루를 허용하는 과정서 1실점했다. 이어 심우준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았고, 조용호(볼넷)-배정대(안타)에게도 출루를 허용한 끝에 교체됐다. 교체 타이밍이 한 템포 늦었다. 양창섭의 최종기록은 1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5실점(5자책).

허삼영 감독은 이에 대해 “위기 상황에서 내려오면,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넘어설 수 없다. 어제 경기는 아쉽게도 많은 실점을 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길 기대했다. 투수코치는 교체하자고 했지만, 내가 밀고 나갔다. 그 부분에 대해 미안하지만, 양창섭도 많은 걸 얻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이어 “멀리 봤을 때 양창섭이 선발투수가 맞을지 마무리가 맞을지 아무도 모른다. 내년보단 현재가 중요하다. 올 시즌이 있어야 내년도 있는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불펜이 약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자원이 풍부해야 한다. 그래서 (양창섭을)중간으로 쓰고 있다. 수술 이후 문제점이 있다 보니 투구수를 갑작스럽게 늘리면 재발할 수도 있다. 여러모로 봤을 때 당장은 중간에 필요한 투수”라고 전했다.

1위에 올라있지만, 사실 삼성은 우규민-오승환 가동 전까지의 과정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 허삼영 감독은 “역할을 정해놓고 시즌을 맞이했는데, 어려운 상황이 겹쳤다. 일단 8~9회는 정해졌는데, 6~7회에 기대했던 몇몇 투수가 부진해 걱정스럽긴 하다. 곧 해결될 거라 믿는다. 그들을 믿고 야구를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허삼영 감독은 또한 최지광에 대해 “지난해에 가장 좋은 불펜투수였는데 후반에 체력적인 부분을 이겨내지 못해 구속, 커맨드가 떨어졌다. 올해 반등할 거란 확신이 있었는데 아직 제자리걸음 중이다. 하지만 어려울 때 삼진을 잡는 능력은 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다. 어제 같은 공을 던지길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허삼영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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