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ML 선발투수 데뷔, KIA 시절 스승도 뿌듯 "선발 기회 계속 받길"[MD스토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선발투수로 기회를 계속 받길 바란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에게 2021년 5월5일(미국시각)은 잊지 못할 하루로 남을 것이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선발등판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1볼넷 1실점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선발투수 데뷔전서 가장 많은 탈삼진을 잡은 투수로 기록됐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임시 선발인데다 스플릿 계약 특성상 여전히 팀에서의 입지는 불안하다. 하지만,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통할 수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입증했다.

KIA 시절 '영건' 양현종을 투수코치로서 지도했던 KT 이강철 감독은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뿌듯하죠"라고 했다. 이 감독은 제구력이 불안했던 양현종의 성장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지도자다. 이 감독이 훗날 KIA를 떠나면서 헤어졌지만, 두 사람은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 감독은 미네소타전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직전 등판이던 1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구원 등판, 4⅓이닝 1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를 지켜봤다. 그는 "그날 거의 비슷하게 던졌다. 오늘 8K를 잡은 건 자기 공을 던졌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이 감독의 지론은 명확하다. 양현종이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정도로 KBO리그에서 탑클래스를 찍고 태평양을 건너간 투수라면 자신의 공, 즉 자기장점만 확실하게 발휘하는 피칭을 하면 무조건 통한다고 믿는다. 그는 "130km을 던져도 자기 공을 때리면 안 맞는다. 150km을 던져도 제구가 안 되면 맞는다"라고 했다.

양현종의 마음을 알고 있다. 이 감독은 "엄청난 부담이 있지 않았을까. 여기서 탑을 찍고 갔는데, 국내에선 엄청난 기대감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8K라면 좋은 투구를 한 것이다. 이닝을 좀 더 가지 못한 게 아쉬울 것 같다. 선발 기회를 계속 받길 바란다"라고 했다.

회상에 잠긴 듯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감독은 "14년 정도 된 것 같다. 세월도 많이 흘렀다. 부러울 나이는 지났고, 뿌듯하다. 현종이는 어디서든 자기 공을 다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제구만 되면 충분히 통할 것이다"라고 했다.

[양현종.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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