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교체에도 쿨한 김광현 "감독의 권한, 팀 위한다면 수긍해야"[화상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독의 권한이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다. 투수도 타석에 들어선다. 5회 이전에 투수에게 찬스가 걸릴 경우, 특히 경기흐름상 그 찬스가 중요할 경우 감독은 고민에 휩싸인다. 이 찬스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고, 선발투수의 승리요건을 충족시켜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에이스라면 그 상황서 대타로 교체하는 건 쉽지 않다. 팀에서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지도자들의 말을 들어봐도 투수에게 승리투수란 꽤 중요하다. 디테일한 데이터의 발달로 더 이상 투수의 승리는 높은 가치가 매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쨌든 투수가 승리를 따내면 심리적으로 좋아지고 탄력을 받는다고 믿는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6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와의 홈 더블헤더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김광현의 승리요건 대신 팀 승리를 우선시했다. 2-1로 앞선 4회말 1사 1,3루 찬스서 김광현의 타석이 돌아오자 맷 카펜터를 대타로 기용했다. 카펜터의 삼진 등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추가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실트 감독의 선택도 이해는 된다. 더블헤더는 1차전을 잡아야 2차전을 편하게 운영할 수 있다. 더구나 작년부터 메이저리그 더블헤더는 7이닝 경기로 진행했다. 불펜의 부담이 그만큼 적기 때문에 김광현을 과감히 내릴 수 있었다.

다만, 김광현으로선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경기 후 화상인터뷰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팀을 위한 결정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쿨한 입장이었다.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도 "계속 아쉽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기분 나쁘지 않았다. 팀이 이겼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광현은 "얘기를 들은 건 없었다. 무사 1,3루서 키즈너 다음 타석이었는데, 감독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쳐다보라고 하길래 봤더니 바뀐다고 하더라. 조금 당황했지만, 팀이 이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4회에 많이 던졌으니까 바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김광현은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는데 아쉽다. 힘이 좀 남아있었는데 7이닝 경기다 보니 팀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 점수를 최소화할 생각으로 던졌다. 위기서 점수를 적게 준 건 만족한다"라고 했다.

실트 감독의 결정에 대해선 "선수 교체는 감독의 권한이다. 팀을 위한다고 생각되면 수긍해야 한다. 7이닝 경기였다. 9이닝 경기라면,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라면 달랐을 것이다. 감독이 알맞은 선택을 했고 선수는 수용해야 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팀이 이겼다. 다음경기에는 좀 더 적은 투구수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라고 했다.

[김광현.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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