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인생에 이런 일은 처음…겨우 1이닝만 던지고 내려오다니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2)가 고개를 숙였다.

커쇼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커쇼가 1회말 선두타자 윌슨 콘트레라스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할 때만 해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커쇼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좌전 2루타를 맞고 앤서니 리조에 우전 적시타를 허용, 첫 실점을 했고 하비에르 바에즈를 볼넷으로 내보낸데 이어 맷 더피에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몰리더니 데이비드 보트에 좌전 적시 2루타를 맞아 주자 3명이 모두 득점하면서 순식간에 4실점을 하고 말았다.

1회에만 39구를 투구한 커쇼는 2회말 데니스 산타나와 교체됐다. 1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 시즌 평균자책점은 2.95로 치솟았다.

일시적인 부진으로 해석해야 할까. 커쇼는 올해 누구보다도 투구 페이스가 꾸준히 좋았다. 개막 첫 등판이었던 4월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5⅔이닝 10피안타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지만 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더니 1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무실점, 1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24일 샌디에이고를 다시 만나 7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선방한 커쇼는 29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또 한번 호투쇼를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커쇼의 평균자책점은 2.09에 불과했다.

선발투수가 1이닝만 던지고 조기 강판되는 경우는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지만 커쇼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일 수 있다. 커쇼가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통틀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1이닝만 던지고 강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커쇼는 20세이던 2008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361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동안 내셔널리그 사이영상만 3차례 수상을 했고 2014년에는 리그 MVP까지 동시 석권을 했다. 평균자책점 1위만 5차례에 올랐고 올스타로 선정된 횟수만 8회에 달한다.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처럼 1이닝만 투구한 경기는 없었다.

커쇼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1년 전인 2010년 5월 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1⅓이닝을 던진 것이 자신의 선발 최소이닝 경기 기록이었으나 이날 경기로 인해 그 기록이 바뀌고 말았다.

[클레이튼 커쇼.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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