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 "간지라고 하죠?" 제작발표회서 말실수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운명처럼 찾아온 작품."

배우 고민시가 미성년자 음주 사진 논란 후 새 드라마로 안방 복귀한다.

3일 오후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극본 이강 연출 송민엽 이대경 제작 이야기 사냥꾼)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돼 송민엽 PD, 배우 고민시, 이도현, 이상이, 금새록 등이 참석했다.

'오월의 청춘'은 "1980년 5월,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버린 희태(이도현)와 명희(고민시)의 아련한 봄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레트로 휴먼 멜로드라마"를 표방한다.

이도현이 서울대 의대 수석 입학 황희태, 고민시가 광주 평화병원 응급실 간호사 김명희 역이다. 금새록은 전남대 학생이자,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이수련, 이상이가 수련의 오빠이자 가업의 후계자 이수찬 역이다.

연출을 맡은 송민엽 PD는 "'오월의 청춘'은 1980년대란 시대적 배경, 광주라는 공간적 배경 속 그 당시 젊은이들이 사랑하고 미워하고 슬퍼하는 보편적 인간의 얘기를 담은 드라마"라며 "특정한 사건이 주된 내용은 아니다.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송 PD는 고민시를 캐스팅한 이유로 "명희란 캐릭터가 어렵다.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간호사로서 프로다운 모습도 있고, 어떤 때는 슬프고 소박한 부분도 있고, 굉장히 러블리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며 "그러면 고민시 밖에 없다고 생각 들었다"고 너스레 떨었다.

간호사 김명희를 연기하는 고민시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참 따뜻하다는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 애틋하고 아련하게 느껴졌다"는 고민시는 "그 시대를 살아갔던 배경과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의 씩씩하고 밝은 모습, 열심히 살아가려는 모습들이 대비돼서 보이더라. 그런 부분이 더 아프게 느껴졌다"는 것.

"김명희란 캐릭터가 주는 힘이 제게 크게 와닿았다.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봤다"는 고민시는 특히 "시대극이나 멜로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항상 있었다. 마침, 운명처럼 찾아온 작품이라 밀도 있게 (대본을)읽고 연구했다"고 고백했다.

고민시는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이다.

고민시는 과거를 회상하며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 여의도 근처에서 살았다. 연기 준비를 하며 배우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 '과연 1~3년 뒤 내가 여의도 KBS를 봤을 때 어떤 느낌일까'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지나다닐 때마다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KBS 건물)외벽에 크게 (포스터가)붙어 있으니까 실감이 안 나기도 하고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고민시는 "제가 부담감을 이렇게 느끼는 사람일지 몰랐다. 최대한 즐기려는 성격인 줄 알았는데, 제가 그 이상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며 바쁜 촬영 일정이지만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을지라도 마지막까지 불살라보자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시는 제작발표회 도중 '간지'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간지'는 일본어에서 비롯된 속어다.

김명희 역할의 의상 등에 대해 설명하던 고민시는 "전체적인 의상 같은 경우 실제로 동묘에서 준비해온 의상이 다수"라며 "조금이라도 새 것 같은 느낌이 있다거나 광이 난다거나 이러면 저희가 따로 '간지'라고 하죠? 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멋'으로 정정하자 고민시는 민망한 듯 웃으며 "'멋'을 내서 최대한 낡고 해진 퀄리티로 나올 수 있게 준비했다. 가방이나 신발 같은 경우 세, 네 개 정도로 돌려가며 사용했다"며 "실제 80년대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민시는 미성년자 시절 음주 사진으로 지난 3월 논란이 돼 사과한 바 있다.

당시 고민시는 "그간 저를 응원해 주시던 마음으로 제가 아니길 바랐던 분들도 있으셨을 테고, 저라는 사실을 빠르게 인정하길 바라는 분들도 있으셨으리라 생각한다"며 "어떠한 부정 없이, 사진 속 인물은 제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고민시는 "제 스스로도 단순히 어렸다는 이유로, 성숙하지 못했던 지나간 시절의 과거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씻겨지는 것은 불투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민시는 "이 사실로써 여러분들께서 받으실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 또한 잘 알고 있다. 지난 행동이 그릇됨을 인지하고 있고 지난 날의 제 모습들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때로는 말이 전부가 아니고, 저의 진심이 다 전해지진 않겠지만 저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더 성숙하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번 '오월의 청춘'이 고민시에게는 음주 사진 논란 후 첫 작품이다.

[사진 = K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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