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전격 2군행, 류지현은 이해했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LG가 개막 14경기 만에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 보통 하위권에 있는 팀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 카드를 꺼내드는데 이번엔 케이스가 달랐다.

이종범 LG 코치는 20일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LG가 3-5로 추격하던 8회말 김민성이 우전 안타를 쳤고 3루 주루코치로 있던 이종범 코치는 2루주자 김현수에게 홈플레이트로 대쉬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김현수는 이종범 코치의 사인을 보고 냅다 홈플레이트로 향해 뛰었으나 우익수 최원준의 송구가 포수 한승택에게 정확히 배달되면서 결국 태그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결국 LG는 더이상 득점에 실패하고 3-6으로 패했다.

LG는 21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이종범 작전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그 공백은 박용근 퓨처스 작전코치로 메웠다. 이종범 코치는 퓨처스에서 타격 코치를 맡기로 했다.

팔 한번 잘못 돌렸다고 문책성 2군행이 결정된 것일까. 류지현 LG 감독은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시즌 전에도 3루 주루코치 자리를 부담스러워 하더라. 나와 몇 차례 면담을 했었다"고 밝힌 류지현 감독은 "서로 상의를 했고 이종범 코치가 전문 분야인 타격 파트로 가서 2군 선수들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밝혔다.

류지현 감독이 이종범 코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은 그 역시 코치 시절 다년간 3루 주루코치를 맡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은 3루 주루코치를 "잘 하면 본전이고 못 하면 티가 많이 나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3루 주루코치는 짧은 순간에 주자의 주력, 야수의 송구 능력, 점수차, 아웃카운트 등을 종합해 판단을 내려야 한다. 결과가 성공하면 당연하다는 반응이지만 실패일 때는 엄청난 비난이 따라온다. 류지현 감독의 표현이 공감이 가는 이유다.

[이종범 LG 퓨처스 타격코치(왼쪽)와 류지현 LG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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