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즈에 '어른 공경' 문화 조언, 켈리 "내가 형이야!"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내가 수아레즈보다 형이다"

케이시 켈리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차전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3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올해 두 번의 등판에서 승리가 없었던 켈리는 이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켈리는 최고 146km 직구(31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26구)-투심(17구)-체인지업(13구)-커브(10구)-커터(7구)의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켈리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그동안 압박, 스트레스는 전혀 받지 않았다. 앞의 두 경기도 나쁘지 않았다.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도, 팀이 승리할 수 있다면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이날 4회까지 순항하던 켈리는 5~6회 총 5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과는 무실점이었으나, 과정이 썩 매끄럽지 못했다. 켈리는 "투수 코치님이 올라왔을 때 교체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내가 진정할 수 있게 해줬다"며 "투구수가 많아서 마지막 타자라고 생각하고 집중해서 최대한 아웃을 잡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켈리는 최근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는 경사를 맞았다. LG 구단은 3회가 끝난 뒤 전광판을 통해 켈리 아내의 임신을 축하하기도 했다. 그는 "특별한 하루였고, 동기부여가 됐다. 즐거웠다"며 "늘 응원해 주는 가족에게 고맙고, 서포트 받는 느낌에 힘을 내서 던질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켈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 한솥밥을 먹던 앤드류 수아레즈와 LG에서 원·투 펀치를 맡고 있다. 켈리는 "특별한 조언은 하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나라에 왔으니 어른을 공경하고 예의를 차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운을 뗐다.

'팀 내에 예의를 차려야 하는 선수가 누가 있느냐'는 질문에 켈리는 "내가 수아레즈보다 형"이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수아레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시간을 같이 보냈지만,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다. LG에 와서 너무 기뻤고, 팀 우승에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승을 제외한 올 시즌 목표는 30경기 등판. 켈리는 "올해는 30경기에 선발 등판하고 싶다. 팀에서 기대하는 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LG 트윈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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