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5차전에 제발 나와줘" 한선수는 왜 화가 났을까

[마이데일리 = 장충 윤욱재 기자] "화가 났다"

V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세터 한선수(36·대한항공 점보스)는 왜 "화가 났다"고 했을까.

대한항공은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그런데 한선수는 승리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지 않았다.

이날 우리카드 외국인선수 알렉스가 복통을 호소하면서 대한항공이 유리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알렉스는 1세트에만 잠시 얼굴을 비췄고 2~3세트에서는 아예 코트에 들어서지도 않았다.

한선수의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한선수는 경기 후 "화가 났다. 상대가 베스트로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베스트를 원했다. 5차전에는 상대가 베스트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기든 지든 베스트로 붙었으면 한다.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이기 때문이다"라는 한선수는 "알렉스가 최고의 몸 상태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

보통 상대팀의 에이스가 이런저런 이유로 공백을 보이면 기뻐할 법도 한데 한선수는 그렇지 않았다. 알렉스가 만약 5차전에서도 출전하지 못하고 대한항공이 우승한다면 "알렉스가 없어서 이겼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대한항공의 4차전 승리로 챔피언결정전 분위기는 또 바뀌고 있다. 3차전 완패로 식었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한선수는 "경기 전에 선수들을 모아서 미팅을 했다.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력과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이겨내야 챔피언이 된다"고 밝혔다. 한선수의 바람처럼 5차전에서는 양팀 모두 베스트 전력으로 맞붙어 최고의 명승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대한항공 한선수가 1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 우리카드-대한항공의 경기를 토스를 하고 있다. 사진 = 장충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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