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했다"…신영철 감독이 상의 던지며 항의한 이유

[마이데일리 = 장충 박승환 기자] "의도적으로 했다"

우리카드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점보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6-24 25-20 25-19)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날 양 팀의 흐름은 1세트 후반에 갈렸다. 1세트의 흐름을 장악하던 대한항공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우리카드와 듀스 끝에 역전을 당한 것. 흐름을 탄 우리카드는 2~3세트를 일방적으로 따내며 승리를 손에 넣었다.

신영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첫 세트에서 긴장을 많이 한 느낌이었는데, 잘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신 감독은 8-8로 맞선 1세트 비디오 판독 결과에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던지는 등 크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이런 항의는) 처음 했을 것이다. 심판의 비디오 판독이 애매했다"고 입을 열었다.

우리카드 선수들은 사령탑의 강력한 어필에 자극을 받았다. 하승우는 "감독님께서 흥분하면서 우리도 흥분했다. 감독님께서 ‘내가 항의할 테니 선수들은 즐겨라’라고 하셨다. 분위기가 넘어갔지만, 잊고 즐기려고 노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나경복은 "감독님도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하셨던 것 같다. 그 상황에서 분위기가 넘어갔다면 힘든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고, 알렉스는 "우리에게 점수가 들어오면 2점을 앞서는 상황이라 집중했다. 덕분에 흥분해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신 감독의 행동은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한 계산적인 행동이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했다"며 "감독으로서의 해야 할 것은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중에는 선수들과 액션을 함께하고 호흡을 해줘야 한다. 우리 팀은 싸움닭이 필요한데, 조금 부족하다"며 "밖에서는 좋은 성향이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사나운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의 의중은 적중했다. 이날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우리카드는 우승 확률 85.7%의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은 끝이 나야 끝나는 팀이다. 선수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는 오늘 각자 잘했던 점과 문제가 있던 부분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준비를 잘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카드 vs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심판에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장충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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