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가 끝난 뒤 산틸리 감독과 알렉스는 왜 충돌했나?

[마이데일리 = 장충 박승환 기자] 1세트가 끝난 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우리카드 알렉스가 신경전을 펼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카드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점보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26-24 25-20 25-19)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승리한 우리카드는 시리즈 2승 1패를 기록,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무게감 때문일까. 이날 우리카드 알렉스와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은 1세트가 끝난 뒤 신경전을 펼치며 부딪혔다.

심판진과 선수들의 만류 덕분에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은 2세트가 시작된 후 각각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로 인해 양 팀은 한 점씩을 얻은 상황에서 첫 서브 주자가 아닌 두 번째 주자부터 2세트 서브를 시작하는 다소 보기 힘든 장면이 발생했다.

어떠한 사유로 선수와 상대팀 감독이 충돌을 했던 것일까.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은 "알렉스가 나에게 와서 이탈리아어로 한 마디를 했다. 나는 이탈리아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며 트래쉬 토크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대답은 피했다. 산틸리 감독은 "쓸 데 없는 이야기를 했다"며 "경기를 치르는 것에 영향은 없었다. 어떠한 상황이 있어도 배구를 해야 한다. 35년 이상의 배구 경력 동안 이러한 상황을 많이 겪었다. 내일 경기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산틸리 감독이 먼저 도발을 했다. 알렉스가 서브 포인트를 올렸고, 제스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틸리 감독이 의도적으로 자극을 했고, 알렉스도 반응을 했다"며 "알렉스에게는 가서 '감독이 항의할 테니 경기를 준비하라'고 했다. 이것도 경기의 일부다. 어떻게 슬기롭게 넘어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팀 감독의 의견은 상반됐다. 산틸리 감독은 알렉스가 트래쉬 토크를 했다고 주장한 반면 신 감독은 산틸리 감독이 도발을 했다고 했다.

사건 당사자 알렉스는 산틸리 감독이 쉽게 흥분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했다. 그는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단지 '내 이름 좀 그만 불러달라'고 이야기했다. 항상 서브를 하러 가면 벤치에 있는 코치들도 내 이름을 불러서, 그만 해달라고 했다"며 "다들 아시겠지만, 산틸리 감독은 쉽게 흥분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양 팀이 1승 1패로 맞선 상황에서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을 거둘 확률은 85.7%다.

[우리카드 알렉스가 14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카드 vs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 장충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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