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용진이 형, 신세계 잘하든 못하든 KBO리그 중심[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잘하든 못하든 KBO리그 중심이다.

SK 와이번스가 KBO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은 아니었다. 2000년대 들어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한국시리즈를 가장 많이 치렀다. 스포테인먼트로 프로스포츠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도 열었다. 20년의 짧은 구단 역사를 감안할 때 성적과 인기를 두루 잡은, 빛나는 성과였다.

그러나 전통의 인기구단 '엘롯기'의 파급력을 뛰어넘을 만한 임팩트가 살짝 부족했다. 명문구단으로 불릴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엘롯기 팬들의 두터운 충성심은 넘지 못했던 벽이다. 십 수년간 포털사이트 야구섹션 이슈도 엘롯기가 주도해왔다.

그런데 신세계가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이런 흐름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인수 발표 직후 야구를 좋아하는 정용진 부회장의 존재감이 팬심을 흔들긴 했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추신수를 영입한 이후부터다. 신세계가 공식 창단을 하기도 전에 KBO리그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분위기다.

추신수는 연일 포털사이트, 각종 야구 커뮤니티, 유튜브 등 각종 야구 플랫폼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SK 선수단은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 9개 구단의 스프링캠프에서도 추신수에 대한 기대로 가득하다.

역대급 현역 메이저리거의 KBO리그 상륙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없는 외국인선수는 명함도 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16년 주전 커리어를 뛰어넘지 못한다. 야구 팬들은 TV로만 봤던 추신수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 특히 SK 팬들은 추신수와 SK의 투타 시너지에 대한 무한 '행복회로'를 돌린다.

실제 현장에서도 추신수가 불혹에 접어들었으나 전형적인 OPS형 타자라는 점에서 나이에 따른 경쟁력 저하 현상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메이저리그보다 수준이 낮은 KBO리그를 어느 정도로 폭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용진이 형' 정용진 부회장의 소통 행보가 구체화된다. 50대 젊은 오너답게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능하다. 자사 유튜브 채널에도 직접 등장해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음성채팅 SNS를 통해 신세계 야구단 인수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을 야구 팬들에게 설명했다. CI, 구단명, 유니폼 등에 인천 팬들과 SK 팬들의 정서를 반영하면서도 신세계의 색깔을 투영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건 정 부회장이 팬들에게 자신을 '용진이 형'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했다는 점이다. NC 다이노스 김택진 구단주가 '택진이 형'으로 불리며 NC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을 의식했을까. 정 부회장이 김택진 구단주 이상으로 야구단을 사랑하며 인천 팬들에게 다가서면 '용진이 형'도 남부럽지 않을 구단주가 될 수 있다. 그 자체가 KBO리그의 또 다른 이슈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또 다른 축으로 바라본다. 신세계가 삼성, LG, SK도 해내지 못했던 야구단의 순수한 자생을 현실화할 것인지, 기간은 얼마나 걸릴지 지켜봐야 한다.

스포트뱅크 호크스 김성근 코치고문이 2015년 한화 이글스 사령탑을 맡은 뒤 '마리한화' 열풍이 일었다. 2021시즌, 추신수+용진이 형 효과를 등에 업은 신세계 야구단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신세계가 올 시즌 성적이 좋든 나쁘든 KBO리그의 중심으로 거듭날 조짐이다. 신세계가 굳건한 엘롯기에 버금가는 또 다른 흥행 동력을 제공한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추신수(위), SK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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