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니의 ‘조기 퇴근’, 칼 빼든 문경은 감독 “프로다운 자세 안 보였다” [MD이슈]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이기려는 자세가 안 보였다.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 같아서 투입하지 않았다.” 문경은 감독이 자밀 워니를 단 10분만 투입한 이유였다. 단발성 조치가 아니기에 시사하는 바가 컸던 출전시간이었다.

서울 SK는 지난 1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84-69로 승리했다. 4연패 끝에 맛본 5라운드 첫 승이었다. 안영준(22득점 3점슛 3개 7리바운드 2스틸)이 올 시즌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닉 미네라스(30득점 6리바운드)도 폭발력을 발휘했다.

다만, 선발 출전한 자밀 워니는 1쿼터 10분만 소화한 후 줄곧 벤치를 지켰다. 납득할만한 조치였다. 워니는 1쿼터에 연달아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쉬운 찬스를 맞았지만, 집중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LG가 일찌감치 팀파울에 걸린 이후에는 오히려 3점슛에 의존했다. 워니는 1쿼터에 5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을 남겼지만, 야투율은 22.2%(2/9)에 불과했다.

이후 미네라스 위주로 경기를 운영한 SK는 3쿼터 막판 미네라스 대신 워니가 아닌 최부경을 투입했다. 4쿼터 역시 미네라스를 투입하기 전까지 김승원으로 버텼다. 단발성 조치는 아니었다. 워니는 LG와의 홈경기에 하루 앞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도 단 13분 17초를 소화했다. 10분, 13분 17초는 각각 워니가 KBL 데뷔 후 기록한 개인 최소 출전시간 1~2위였다.

문경은 감독은 워니를 단 10분만 투입한 배경에 대해 “프로선수인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쉬운 골밑득점 찬스도 계속 놓치는 등 프로다운 자세, 이기려는 자세가 안 보였다. 기본이 안 된 모습이었고,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 같아서 투입하지 않았다. 팀 전체를 내다봤을 땐 모험수였지만, ‘어쨌든 뛰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못 보겠더라”라고 말했다.

물론 문경은 감독과 워니 사이에 불화가 있었던 건 아니다. 문경은 감독 역시 팀을 위한 선택이었을 뿐, 확대해석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문경은 감독은 “워니가 나에게 대들거나 했던 건 아니다. 경기가 끝난 후 프로라면 앞으로 이기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사실 워니가 집중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인 건 최근 2경기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43경기 평균 20.4득점 야투율 53.4% 10.4리바운드 3.1어시스트 1.1스틸로 활약, 외국선수상을 수상하며 SK와 재계약했던 워니는 올 시즌 18.3득점 야투율 47.2% 8.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기록은 11.1득점 야투율 37.6% 5.8리바운드에 불과했다.

야투율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워니의 기록은 예년에 비해 하락 폭이 크지 않았지만, 미스매치 활용이나 수비의 적극성 등은 아쉬움이 남았다.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오죽하면 문경은 감독이 LG전에 앞서 “의욕이 떨어질 것 같으면 미리 얘기해라”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을까.

문경은 감독은 워니가 비시즌에 가정사를 겪었다는 것을 감안해 최대한 배려하며 시즌을 치렀다. 그럼에도 워니가 보여준 경쟁력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시즌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지만, 체중 관리도 끝내 실패한 모습이다.

다소 늦었지만, 문경은 감독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문경은 감독은 향후 워니의 활용도에 대해 “대를 위해선 소를 희생해야 한다. 이제라도 팀을 위해 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자밀 워니.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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