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유인석이 '선물 줄게' 하더니 성매매女 오더라" [MD현장] (종합)

[마이데일리 = 용인 이승록 기자] 가수 정준영(32)이 푸른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서자 피고인 석에 앉아있던 군복 차림의 그룹 빅뱅 출신 승리(본명 이승현·31)는 정준영에게서 한참을 눈을 떼지 못했다. 정준영은 잠시 피고인석을 쳐다봤을 뿐, 이내 증인석에 앉아 정면의 재판부를 담담히 바라봤다. 한때 연예계를 대표하던 가수들이었으나, 이제는 '버닝썬 파문'의 핵심인물인 된 두 절친의 엇갈린 만남이었다.

26일 경기 용인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승리의 열한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준영은 승리와는 "2012년말 홍콩에서 열린 시상식 뒷풀이 때 처음 만났다"며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37)과는 "승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정준영은 집단성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이 확정돼 지방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날 승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교도관들과 함께 호송차를 타고 지상작전사령부 법원에 도착했다. 머리는 첫 구속 당시의 장발머리가 아닌 옆머리와 뒷머리를 짧게 잘라 정돈한 모습이었다. 수의 왼쪽가슴에 붙은 명찰에는 정준영의 네 자릿수 수감번호가 적혀 있었다.

오후 1시에 시작된 증인신문은 6시반께 마무리됐다. 승리가 받고 있는 방대한 혐의에 정준영이 그만큼 다양하게 연루돼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승리의 성매매알선 혐의에선 승리가 '카톡방'에 "잘 주는 애들로"란 말을 한 게 관건이었는데, 정준영은 당시 승리의 표현이 "그냥 장난치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승리 측 변호인은 '잘 주는 애들'이란 표현을 두고 "성관계 의미일 수도 있으나, 화끈하게 노는 여자를 생각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승리를 변론하기도 했다.

또한 정준영은 일본인 일행 성접대 사건에서 성매매 여성을 보낸 것은 유인석의 지시인 것으로 인지했다며 "승리가 알고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증언했다.

특히 일본인 일행과의 파티 이튿날 유인석이 '카톡방'에 돌연 "선물 보내줄게" 하며 정준영의 집으로 성매매 여성을 보내 성매매가 이뤄진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승리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는 승리가 '카톡방'에 여성의 나체 사진을 올린 사건이다.

승리 측은 "유흥주점에서 홍보 목적으로 보낸 사진을 공유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는데, 정준영은 수사기관 조사 당시 "승리가 남이 보내준 사진을 올리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증인신문에선 변호인이 정준영에게 "남이 보내준 사진을 올리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진술의 정확한 의미를 짚는 데 집중했다. 정준영은 승리가 홍보 목적으로 타인에게 받은 사진을 공유했다고 주장한 사실은 이번 증인신문에서 "처음 알았다"고도 했다.

이날 정준영은 5시간 넘는 증인신문을 마치고 다시 교도관들과 함께 호송차에 올라타 지방 교도소로 돌아갔다. 승리는 정준영이 법정을 떠나던 뒷모습에서도 끝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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