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김연경이 아니라 브루나가 결정한다? GS도 경계태세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우승은 어느 팀이 차지할 것인가. 이렇게 불꽃 튀는 경쟁으로 이어질지 누가 상상했을까.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은 흥국생명이다.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흥국생명은 18승 8패(승점 53)로 1위에 랭크돼 있다. 그러나 GS칼텍스(17승 9패 승점 50)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어느덧 양팀의 승점은 3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쫓기는 입장'인 흥국생명의 행보가 불안하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져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그러는 사이에 4연패를 당했고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겨우 1승을 추가했지만 IBK기업은행에 0-3으로 완패를 당하면서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GS칼텍스는 러츠-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를 필두로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수지와 권민지가 부상으로 공백을 보이고 있으나 '뎁스'가 강한 팀인 만큼 부상 변수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팀은 28일 장충체육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운명의 맞대결이 아닐 수 없다. 6라운드 마지막에 마주친 양팀은 이 경기에서 '올인'을 할 것이 분명하다.

우승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경기.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누구일까. 흔들리는 흥국생명의 중심을 잡고 있는 김연경도 주목해야 하지만 가장 큰 '변수'로 자리잡은 선수가 하나 있다. 바로 브루나다.

브루나의 활약 여부는 그야말로 예측불가다. 루시아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흥국생명에 합류한 브루나는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새로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V리그 적응에 적잖은 애를 먹었다. 흥국생명이 시즌 최소 득점과 최다 점수차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1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브루나는 1득점에 공격 성공률 7.69%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러나 브루나는 1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놀라운 반전을 현실로 만들었다. 무려 30득점을 폭발했고 공격 성공률도 45.61%로 50%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세터 김다솔 체제로 거듭난지 3경기 만에 환상의 호흡이 빛을 발했다. 김연경도 브루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브루나의 적응을 도왔다.

문제는 24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11득점에 공격 성공률 23.68%로 다시 주춤했다는 점이다. 브루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흥국생명의 성패가 갈리고 있다.

마치 '도깨비' 같은 모습을 보이는 브루나는 감히 우승의 열쇠를 가진 선수라 말할 수 있다. 절체절명의 한판인 28일 GS칼텍스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GS칼텍스는 일단 브루나를 경계하고 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브루나가 이전보다 살아난 느낌이 들어서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루나가 살아났던 19일 경기를 유심히 보면서 브루나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양팀의 상대 전적은 흥국생명이 3승 2패로 겨우 앞서고 있다. 최근 맞대결인 5라운드에서는 GS칼텍스가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때만 해도 브루나는 3득점에 그치며 헤매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두 자릿수 득점은 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바뀌었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가장 시선을 쏠리는 선수는 역시 브루나다.

[흥국생명 브루나가 1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김연경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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