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을 줄 기회" 추신수의 KBO리그행, 정근우도 한 몫 했다[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한 명하고만 얘기했다."

추신수(신세계)가 KBO리그행을 결정하기까지 가족, 에이전트 외에 외부에는 단 한 명에게만 속내를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인공은 바로 정근우다. 정근우 역시 부산 출신이고 추신수와 1982년 동갑내기다.

추신수는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입국 인터뷰서 "단 한 명하고만 얘기했다. 정근우다. 정말 친하고, 속에 있는 얘기를 나누는 사이다. 근우에게 '한국에 갈 생각을 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라고 물었다"라고 했다.

정근우는 추신수에게 어떤 얘기를 했을까. 이런저런 얘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무려 16년간 풀타임으로 뛴 메이저리그와 KBO리그는 분명 다르다. 똑같은 야구를 하지만 분위기와 문화는 추신수가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

정근우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를 해줬다. 내가 오랫동안 미국에 있다 보니 그렇게 말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래도 정근우는 추신수에게 좋은 얘기를 더 많이 했다. "나는 은퇴했지만, 너는 다른 많은 선수에게 꿈과 희망을 줄 기회가 생겨서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꿈과 희망이라는 말에 추신수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는 "그 말을 들으니 한국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더 강해졌다"라고 했다. 실제 추신수의 신세계행으로 신세계와 KBO리그가 또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맞이했다.

추신수는 "힘든 결정이었고,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아내도 현실이 다가오니 많이 힘들어하더라. 옆에서 보기가 힘들었다. 매년 한, 두 번씩 한국에 오지만 이번엔 비행기를 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라고 했다.

오랫동안 함께 미국에서 지낸 가족이 눈에 밟혔다. 그러나 추신수는 한국야구에 또 다른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추신수는 "SK는 최고의 명문 구단이었고, 우승도 여러 번 했던 팀이다. KBO리그에 대한 많은 사람의 인식도 바뀌었다. 트리플A 정도로 생각했지만, 최근 국제대회를 봐도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한 야구는 고교 시절이었다. 한국프로야구는 처음이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할 것이다"라고 했다.

단, 정근우는 2020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쳤다. 추신수와 정근우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는다.

[추신수(위), 정근우(아래). 사진 = 인천공항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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