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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사회적 논의 필요
21-02-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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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젊은 나이에 인연을 맺고 평생 서로 기대어 가정을 꾸려가는 모습은 실로 숭고하기까지 하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겪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갈등과 위기, 고난의 시간들을 감내하며 상대방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고 걸어왔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이러한 길을 걸을 수는 없는 일이다. 사정이 생겨, 또는 서로 잘 맞지 않아, 잃어버린 자신의 삶을 찾아 이혼을 선택하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혼은 결혼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진행된다. 서로가 이혼을 하기로 의견이 일치한다면 협의이혼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지만, 부부가 합의가 되지 않아 재판으로 갈 경우에는 이혼이 기각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우리나라 법이 이혼에 있어서 '유책주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책주의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이혼의 사유를 저지른 배우자는 재판상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는 주의다. 예를 들어 부부 중 한 쪽이 바람을 피웠을 경우, 바람을 피운 당사자는 배우자에게 이혼 재판을 청구할 수 없다.

이러한 유책주의는 과거 가부장주의로 인해 바람을 피운 남편이 아내를 일방적으로 내쫓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만큼 최근에는 파탄주의를 채택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이미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의 상황이라면 유책배우자라 할지라도 재판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

실제로 영국, 독일,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은 유책배우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파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대신 영국과 독일의 경우 자녀나 상대방 배우자를 위한 보호장치로 상대방 배우자나 자녀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거나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 이혼을 제한하는 '가혹조항'을 두고 있으며, 미국도 이와 비슷한 기능의 '유책성의 항변'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이혼 후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부양책임 제도를 인정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법이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간통죄가 사라졌듯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현행법과 판례는 바뀌어야 한다. 도리어 유책주의로 인해 이혼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책배우자가 또 다른 가정을 꾸리는 중혼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으며, 이미 파탄이 난 혼인생활의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에 비추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 무책배우자의 권리에 대한 보완 및 생활 유지에 대한 기본권에 대해 충분한 대안이 제시되어야만 할 것이다. 과연 유책주의가 도입될 당시 지키고자 했던 근본적인 무책배우자의 권리는 무엇인지, 현 시점에서 이를 더욱 확실히 보장해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잊지 않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도움말: 로엘법무법인 이혼전담팀> 천주영 기자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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