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지 감독 "'라스트 레터', 韓서 배두나와 찍은 단편서 출발"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이와이 ??지 감독이 신작 '라스트 레터'로 또 한 번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선 일본 영화 '라스트 레터'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상영 직후 연출자 이와이 ??지 감독의 화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라스트 레터'는 닿을 수 없는 편지로 그 시절, 전하지 못한 첫사랑의 기억과 마주한 이들의 결코 잊지 못할 한 통의 러브레터를 담았다. 첫사랑이 남긴 마지막 편지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이와이 ??지 감독은 감성 멜로 '러브레터' 이후 22년 만에 또 한 편의 레터 시리즈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와이 ??지 감독은 '언두'(1994)로 데뷔한 뒤 '러브레터'(1995)로 아시아 최고의 영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러브레터'는 1999년 국내 개봉해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과 흥행을 기록한 바.

이후 그는 '피크닉'(1996),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1996), '4월 이야기'(1998),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하나와 앨리스>(2004),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2015), '립반윙클의 신부'(2016)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유니크한 미장센과 날카로운 메시지를 선사하며 독보적인 '이와이 월드'를 구축했다.

먼저 이와이 ??지 감독은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그는 '러브레터'에 이어 '라스트 레터'까지 편지를 소재로 다룬 것에 대해 "저는 학창 시절부터 편지가 아주 일반적인 시대를 보내왔다. 러브레터로 마음을 전하던 시대를 살았다. 그래서 언젠가 편지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20대부터 '러브레터'를 구상하게 된 거다"라며 "편지가 단순히 추억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특별하게 그리고 싶었다. 사실 '러브레터' 주인공들은 손편지가 아닌 워드로 작성한 편지를 주고받는다. 20여 년이 지나서야 정말로 손편지를 쓰는 영화를 만들게 됐다. 저도 이렇게 만들게 될지는 몰랐는데 영화를 통해 편지의 의미가 더 커졌다. 지금도 제게 특별하게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SNS를 바라보는 생각도 이야기했다. 그는 "저는 SNS라는 게 굉장히 이상하고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전부터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그 매너와 태도도 이상하다는 것이다. 일상에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일이 거의 없지 않나. 가령 지하철에서, 영화관에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다. 같은 아파트 주민끼리도 서로 누구인지 모른다. 인사를 하는 경우는 있어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는다. 그런데 SNS에선 거칠게 얘기를 나눈다. 이런 점에서 장단점이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SNS를 보면 사람의 여러 가지 면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현실과 SNS 세계는 정반대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와이 ??지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전작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 '4월 이야기'의 마츠 다카코와 재회한 것에 대해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무려 20년 세월이 훌쩍 지나 다시 의기투합한 이들. 이와이 ??지 감독은 "'러브레터' 촬영을 끝냈을 때 나카야마 미호가 '감독님과 더 하고 싶다'고 해서 저도 진심으로 같이 하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곧 우리는 함께 영화를 찍을 것이다' 하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았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됐다"라며 "나카야마 미호는 물론, 마츠 다카코와 또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채 20년이 지나버렸다. 순식간에 지나가더라. 20년 전 마음과 똑같은 그 마음을 지금도 변함없이 갖고 있는데 뜻대로 되기가 참 어렵더라"라고 얘기했다.

더불어 이와이 ??지 감독은 "'라스트 레터'는 단편 영화 '장옥의 편지'에서 출발됐다. 서울에서 배두나를 캐스팅해 촬영한 작품"이라며 "그 단편 이야기가 부풀어 지금의 '라스트 레터'가 된 것이다. 이왕이면 '러브레터' 파트2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목도 '라스트 레터'라고 지은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와이 ??지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4월 이야기'로 스타 반열에 오른 마츠 다카코는 '라스트 레터'에서 유리 역할로 분했다. 유리는 세상에 없는 언니의 마지막 편지를 계기로 우연히 재회한 첫사랑과에게 정체를 숨긴 채 편지를 보내는 인물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세 번째 살인' '분노' 등 거장 감독들과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대세 배우 히로세 스즈는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이와이 ??지 감독의 새로운 뮤즈 탄생을 알렸다. 극 중 모두가 그리워하는 첫사랑 미사키 캐릭터와 더불어 그녀의 딸 아유미 역할을 연기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일본의 국민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 채 그녀와의 기억을 쫓는 작가 쿄시로 역할을 맡았다.

'날씨의 아이'의 목소리 연기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신예 모리 나나는 1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되었으며, '너의 이름은.'을 비롯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작품에서 안정적인 목소리 연기로 인기를 더한 청춘 스타 카미키 류노스케도 처음으로 '이와이 월드'에 입성했다. 이들은 각각 과거의 유리, 쿄시로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러브레터'의 주역 나카야마 미호가 첫사랑의 행방에 관한 열쇠를 쥔 인물로 깜짝 등장했다.

여기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참여한 프로듀서 카와무라 겐키가 의기투합해 '이와이 월드'를 확장시켰다. 기존 이와이 ??지 감독을 사랑한 팬들은 물론, 첫사랑 로맨스를 기다리는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라스트 레터'는 오는 24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스튜디오산타클로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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