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ML 적응 도운 몰리나, 은퇴도 고려 중?…“하늘의 뜻”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당초 현역 연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던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39)의 행선지는 예상과 달리 안개 같은 형국이다. 결국 몰리나는 은퇴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5일(이하 한국시각) “FA 자격을 얻은 몰리나가 아직도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몰리나는 일정 수준의 제안이 없다면, 은퇴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몰리나는 두 말할 나위 없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프랜차이즈스타다. 2004년 데뷔, 줄곧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며 정규시즌 통산 2,025경기 타율 .281 2,001안타 160홈런 932타점을 남겼다. 특히 2,025경기는 포수가 단일팀에서 기록한 최다경기 출장 기록이다.

2020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의 적응을 도운 베테랑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지난해 10월 귀국 기자회견에서 “은인이다. 투수를 가장 편하게 해주는 포수다. 타자가 못치는 공을 던지게 하는 건 전력분석자료만 보면 된다. 공부하지 않으면, 포수는 투수가 가장 잘 던지거나 자신 있어 하는 공을 모른다. 내년, 내후년에도 선수생활을 같이 하고 싶다”라며 몰리나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2020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몰리나는 당초 복수의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를 비롯해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영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몰리나 역시 당시만 해도 “월드시리즈 우승권 팀과의 2년 계약을 원한다. 물론 세인트루이스 잔류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임박한 시점까지도 몰리나의 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MLB.com의 보도를 통해 추측하자면, 러브콜은 있었으나 몰리나를 충족시킨 조건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몰리나 역시 배수의 진을 쳤다. 몰리나는 현지언론 ‘라비다 베이스볼’과의 인터뷰를 통해 “훈련은 열심히 하고 있다. 만약 내가 카디널스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면, 모두 하늘의 뜻일 것이다. 여의치 않으면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몰리나의 에이전트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계약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은 선뜻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MLB.com은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세를 보여 차기 시즌 관중입장 수익에 대해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몰리나와의 계약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야디에르 몰리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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