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대한체육회장 후보 “체육기금 확보해 체육인 1인당 1000만원 지급”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종걸 후보가 “체육 예산 1조 원을 확보해 10만 명의 체육인과 체육계 종사자들에게 1,000만 원씩을 피해 보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이종걸 후보는 14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피트니스센터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대한체육회에 등록된 20세 이상 선수 3만7700명, 지도자 2만6600명 등 6만4300명에 체육 종사자 약 3만5000명을 더한 총 10만 명에게 ‘체육인 피해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생활, 엘리트, 학교 체육에 차등을 두지 않고,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희생한 체육인들을 대상으로 실질적 보상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는 여성 당구선수, 마라톤 선수, 리틀야구팀 감독, 스포츠 브랜드사 대표 등 코로나19 환란으로 큰 피해를 본 체육인 및 체육계 종사자들과 함께 섰다. 이 후보는 “선거 유세 기간, 전국의 체육 현장을 돌면서 생계 걱정을 넘어 생존 위협을 호소하는 수많은 체육인을 만났다”며 “체육인들의 이러한 절박한 호소와 엄혹한 현실을 외면한 채 오직 ‘대한체육회장과 IOC 위원 겸직’이라는 절대 권력에만 관심 있는 현 대한체육회 수장을 보면서 ‘체육인들의 생존을 위해 구체적 행동에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언급한 구체적 행동은 ‘체육인 피해 보상금’ 지급이다. 이 후보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로 축산 농가 피해가 발생하면 정부가 살처분 피해액만큼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며 “축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해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축산업 전체의 붕괴를 막기 위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정부가 ‘지원’이 아닌 ‘보상’이란 용어를 쓰는 것에 대해서 “정부 조치를 따르면서 발생한 축산 농가의 피해를 희생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때마다 가장 솔선수범해 정부 정책을 따라준 이들이 바로 체육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체육인들을 보상이 아닌 ‘지원’의 대상으로만 본다”며 “체육인들이 ‘우리가 소, 돼지만도 못한 존재냐’고 절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얻어 수립한 ‘체육인 피해 보상금’ 계획안에 따르면 예산은 1조 원이다. 이 후보는 “2021년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과 문화체육관광부 체육 예산을 합치면 3조4,000억 원이 넘는다. 올해 집행이 예정된 각종 건립 사업비와 쿠폰·상품권 사업 줄이면 4,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에 준하는 코로나19 환란 상황이다. 역사에 남을 시설보단 역사를 이끌 사람을 살리는 게 우선이다.” 이 후보의 주장이다. 국민체육진흥기금 가운데 올해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으로 배정된 5,200억 원도 ‘체육인 피해 보상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이 후보의 계획이다. 이 후보는 “원래 공공자금관리기금은 체육지원에 쓰여야 하는 목적기금”이라며 “지금처럼 대한민국 체육이 고사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면 ‘이자 놀이’가 아닌 체육인의 생존을 위해 쓰이는 게 기금 존재 목적에 합치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희생한 엘리트 체육인들과 생활체육 종사자, 코로나19로 각종 대회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임금이 깎이거나 해고 위기에 놓인 감독, 선수, 트레이너 등과 학교체육 지도자 등이 보상 대상에 포함될 것이다. 체육단체에서 고용 위기에 처한 직원들과 최일선 체육센터에서 근무하는 강사들도 보상에서 예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대한체육회장 후보. 사진 = 이종걸 후보 캠프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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