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떨어질 곳 있겠어?" 나경복 일으킨 신영철 감독의 한마디

  • 0

[마이데일리 = 장충 이후광 기자] 우리카드 위비의 에이스가 마침내 반등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0(25-19, 25-19, 25-16) 완승을 거뒀다.

나경복은 이날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8점을 올리며 승리에 공헌했다. 공격 성공률이 58.33%에 달했고, 트리플크라운에 블로킹과 서브가 각각 1개씩 모자란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16일 OK금융그룹전 이후 5경기 만에 공격 성공률 50%를 넘겼다.

경기 후 만난 나경복은 “그 동안 공격성공률도 안 좋고 해줘야할 때 해주지 못해 미안했다”며 “그래도 항상 믿어주셔서 책임감을 가지려 했고 부상 이후 보강운동을 더 많이 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활약 비결을 전했다.

나경복은 지난해 11월 24일 인천 대한항공과의 원정경기 도중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스파이크를 하고 착지하다 공을 밟으며 우측 발목인대가 미세 파열, 전치 3~4주 소견이 나온 것. 우리카드와 나경복에게 모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나경복은 “이 정도로 부상이 심할 줄은 몰랐다. 그냥 삐끗한 줄 알았다”며 “다음날 되니 통증이 심해졌고, 검사 결과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했다. 그제야 부상이 실감났다”고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12월 16일 부상에서 돌아온 나경복은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좀처럼 부상 이전의 리듬을 찾지 못하고 마음고생을 했다. 12월 24일 현대캐피탈전에서는 활약이 7점(공격 성공률 31.82%)에 그치며 에이스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반등의 계기는 자신을 에이스로 만든 신영철 감독의 묵직한 한마디였다. 나경복은 “생각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못한 경기를 다시 볼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 때 감독님이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있겠냐는 조언을 해주셨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니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왔다”고 전했다.

나경복은 이어 “최근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통증이 아예 없어질 것 같진 않지만 이겨내려고 한다”며 “괜히 겁을 먹으면 점프를 제대로 못할 수 있다. 참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경복은 슬럼프 탈출의 또 다른 비결로 아내의 내조를 꼽았다. 지난해 여름 결혼한 그는 “안정감이 확실히 있다. 경기 끝나고 집에 가면 몸에 좋은 음식을 다 챙겨준다. 스스로 챙기는 것보다 아내가 챙겨주는 게 당연히 더 좋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나경복이 살아난 우리카드는 전날 승리로 시즌 11승 9패(승점 33)를 기록하며 3위 OK금융그룹을 승점 2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제 오는 12일 인천에서 2위 대한항공까지 잡는다면 선두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수 있다.

나경복은 “대한항공은 우리가 넘어야할 산이다. 어쨌든 상위권 팀을 이겨야 올라갈 수 있으니 최대한 승리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그렇다고 욕심은 금물이다. 나경복은 “욕심을 갖게 되면 범실이 많아진다”며 “감독님은 항상 경기를 우리의 축제라고 말씀하신다. 이번에도 한 번 재미있게 해보겠다”고 밝혔다.

[나경복. 사진 = 장충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