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이도 없고, 보상금도 비싸고…FA 미계약 7인 장기전 이유 [MD이슈]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생애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우규민(36)이 2020년 FA 계약의 막차를 탔다. 우규민은 2020년의 마지막 날에 계약 소식을 알렸다. 1+1년 총액 10억원에 사인, 삼성에 잔류했다.

이제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아직 FA 시장에는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대호(39), 김재호(36), 유희관(36), 차우찬(34), 김상수(34), 양현종(33), 이용찬(33)까지 모두 7명이다.

앞서 허경민(31)이 두산과 4+3년 총액 85억원, 정수빈(31)이 두산과 6년 총액 56억원, 오재일(35)이 삼성과 4년 총액 50억원, 최형우(38)가 KIA와 3년 총액 47억원, 최주환(33)이 SK와 4년 총액 42억원에 계약하는 등 '대박' 행진이 이어지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사실상 이들이 이번 FA 시장의 '빅5'였던 것이다. 삼성은 우규민에 앞서 이원석(35)도 눌러 앉히는데 성공했는데 계약 규모는 2+1년에 총액 20억원으로 '빅딜'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미 계약을 마친 선수들과 비교하면 미계약 선수들 대부분은 '이름값'에서 우세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나 이들에게는 여러 걸림돌이 존재한다.

FA 재자격을 얻고 다시 한번 FA 시장에 나온 이대호, 김재호, 차우찬, 양현종은 타팀 이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FA 등급제에 따라 B등급을 받았음에도 워낙 몸값이 큰 선수들이다보니 보상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보상금 최대인 연봉 200%를 적용하면 이대호는 50억원, 김재호는 13억원, 차우찬은 20억원, 양현종은 46억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이들의 평균 나이는 35.5세다. 양현종이야 해외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케이스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내 이적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연히 A등급인 유희관, 김상수, 이용찬의 이적은 타구단의 확실한 관심을 받지 않는 이상 더더욱 힘들다.

FA 시장이 열리지마자 외부 FA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팀들도 '쇼핑'을 마치고 철수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이들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이미 SK는 최주환, 삼성은 오재일을 영입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렇다면 정수빈을 놓친 한화는 어떨까. 한화는 비록 정수빈 영입전에서 패퇴했으나 '패닉바이'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특정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운대로 다른 선수를 영입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선수 입장에서는 FA 시장 개장 초반에 불었던 '광풍'을 고려하면 쉽게 사인을 하기도 망설여질 수밖에. 이유 있는 '장기전'이다.

[국가대표팀 시절 훈련하고 있는 김재호(왼쪽)와 이대호(첫 번째 사진). 차우찬이 투구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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