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의 잃어버린 2년, 역시 ML 진출 암초였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32)의 계약 소식이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나성범도 김하성처럼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나성범은 한국시각으로 지난 해 12월 10일 오후 10시에 포스팅이 시작됐고 기한은 오는 10일 오전 7시까지다.

그런데 김하성이 이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의 대우에 계약한 것과 달리 나성범은 감감 무소식이다.

현지에서의 반응도 사뭇 다르다. 나성범과 김하성은 지난 해 나란히 30홈런과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팀의 중심타자였지만 미국 언론들은 26세의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김하성의 가치에 주목했고 32세 외야수 나성범에 대한 언급은 특별히 없었다.

나성범의 에이전트는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이지만 보라스는 "나성범은 5툴 플레이어다. 그가 달리기도 능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는 좋은 수비 능력도 갖췄다. 타격에서도 파워를 갖고 있다"라고 나성범의 장점을 어필하면서도 "나성범이 어떤 선수인지 구단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라고 '홍보'가 필요한 선수임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나성범이 조금이라도 일찍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성범으로선 '잃어버린 2년'이 아쉬울 따름이다.

나성범은 201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0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제 9구단으로 출범을 알린 NC는 퓨처스리그에서 2012시즌을 치른 뒤 2013년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나성범은 데뷔 첫 해인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1년을 보내야 했고 이는 FA 등록일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나성범 뿐 아니라 모든 NC 선수들에게 적용된 사항이다.

물론 나성범이 신생팀이 아닌 다른 팀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고 해서 데뷔 첫 시즌부터 1군 등록일수를 완전히 채운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나성범의 커리어를 고려하면 충분히 데뷔 첫 해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는 자질이 있는 선수임은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순간은 2019년에 찾아온 불의의 부상이었다. 5월 3일 창원 KIA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무릎 부상을 입은 나성범은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됐다. 1년을 통째로 날린 것이다. 당시 타율 .366 4홈런 14타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기에 더욱 아쉬운 부상이었다. 만약 나성범이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미국 진출 시도는 1년 더 빨리 이뤄졌을 것이다.

아무래도 나성범은 대졸 선수라 미국행 시도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껏 한국인 메이저리거 야수는 추신수, 최희섭, 강정호, 최지만, 김현수, 이대호, 박병호, 황재균 등 총 8명이 있었다. 이들 중 대졸 선수는 1명도 없다. 최희섭은 1999년 고려대 중퇴 후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모두 이른 나이에 프로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고 경력도 빨리 쌓을 수 있었다. 이대호는 2016년 34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지만 앞서 일본 무대에서 쌓은 4년 간의 활약이 발판이 됐고 이 역시 빠르게 해외진출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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