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못 피한 SBS 연예대상, 가요대전·연기대상은 어떻게? [허설희의 신호등]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쓴소리는 감수하면 그만인 것일까.

코로나19 위기 속에 연예계 시상식이 계속되고 있다. 방역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 그럼에도 시상식을 강행하는 방송사에 대중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SBS는 지난 19일 '2020 SBS 연예대상'을 진행했다. 이날 출연자들은 자신의 하관이 프린트된 특수 제작 마스크를 썼고, 시상 또한 시상팔을 이용해 2M 거리를 유지하며 진행됐다.

시상식 중간 웃음을 책임지는 직접적인 대면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았고, 진행을 맡은 신동엽, 이승기, 차은우는 계속해서 방역 지침을 지키고 있음을 계속해서 상기시켰다.

그러나 이같은 준비는 센스 있지도 않았고, 철저함에 신뢰를 갖게 하지도 않았다. 그저 말장난이고, 보여주기 식 밖에 되지 않았다. 특수 제작 마스크를 썼지만 MC들과 무대 위 시상자, 수상자들은 마스크를 벗었다. 시상팔 역시 센스로 느껴지기보다 장난에 가까웠다.

'연예대상'인 만큼 웃음으로 승화시키려는 의도였지만 대중에게 통할리 없었다. MC들은 시상식 내내 "본 방송은 방역 당국의 자문을 받아 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진행되고 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마이크도 매번 교체해서 소독하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지만 그간의 동선과 접촉자를 확인할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곳에서 어떻게 '완벽한 방역'을 확신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SBS는 '연예대상' 이후 '가요대전', '연기대상'을 앞두고 있다. 지역 간 이동에 예민한 이 시국에 25일 '2020 SBS 가요대전 in 대구'를 대구에서 개최한다. '연기대상' 역시 쓴소리엔 귀를 닫은 채 여러 콘텐츠를 통해 개최에는 변함이 없음을 예고했다.

SBS는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이한 만큼 많은 준비를 했다. 그간의 30년을 돌아보고, 화려하게 30주년을 자축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시국이 시국인 만큼 아쉬움이 크다.

철저한 방역과 준비 하에 진행될 것이지만 이 같은 처사가 과연 옳은 것일까. '가요대전'과 '연기대상'에서도 마스크와 시상팔이 등장하는 것일까. 방역 지침 준수를 강조하며 쓴소리는 그저 감수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사진 = SBS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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