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도박' 양현석 YG 전 대표, 1심서 벌금형…눈 꾹 감고 결과 들어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수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51)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심에서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박수현 판사)는 27일 오전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4년여의 장기간에 걸쳐 해외 도박장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도박자금 또한 4억원이 넘는 거액이었다"며 "도박 행위가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식과 선량한 풍속을 저해하는 것이어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또 피고인들의 행위로 일반 대중이나 청소년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범 방지를 다짐하고 있는 점, 동종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양복 차림에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선 양 전 대표는 자리에 서서 두 눈을 감은 채 판결 결과를 담담히 들었다.

양 전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YG 자회사 YGX 공동대표 김 모(37) 씨와 이 모(41) 씨에게도 벌금 1천 500만 원이, 금 모(48) 씨에게는 벌금 1천만 원이 선고됐다.

양 전 대표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차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다른 일행과 함께 총 33만5천460달러(약 3억8천800만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양 전 대표를 수사한 경찰이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상습 도박이 아닌 단순 도박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지난 7월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양 전 대표에 대해 "동종 전력은 없지만 도박 횟수, 도박금 액수, 범행 기간,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벌금 1천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양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제 불찰로 인해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 이번 일에 대해 진중하고 엄중히 반성하고 있다. 다시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범인 도피교사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양 전 대표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24)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 A 씨에게 진술 번복을 종용하면서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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