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떠나고 김하성, 김하성 떠나면? 키움 다음 유격수는[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스트 김하성은 누구일까.

히어로즈가 2008년에 창단하면서 주전 유격수를 꿰찬 선수는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꾸준히 110경기 이상 뛰었다. 넥센 시절이던 2014년에는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 103득점으로 KBO리그 최강의 공격형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정호는 2014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진출했다. 그러나 넥센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포스트 강정호'이자 강정호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평가를 받은 김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주전 유격수로 뛰며 KBO 최고의 공수겸장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140경기 이상 뛰며 좋은 내구성을 보여줬다. 2017년부터 올 시즌까지 세 차례나 3할, 100타점, 20홈런 이상 때렸다. 특히 올 시즌에는 생애 처음으로 30홈런을 달성했고, 20-20으로 호타준족 면모를 뽐냈다.

키움은 올 시즌 5위에 그쳤다. 2021시즌에 새로운 감독과 함께 반드시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아무래도 김하성의 공백은 크다. 김하성은 25일 포스팅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시간문제다. 이미 미국 언론들도 김하성을 FA(자신들 기준) 상위권 레벨로 인정한다.

그렇다면 키움은 김하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다시 말해 '포스트 김하성'은 누구일까. 후보는 있다. 유틸리티 야수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7년에 입단, 2018년부터 꾸준히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만 21세로 젊은데 1군 경험이 꽤 많다. 2018년과 2019년에는 포스트시즌도 충분히 경험했다.

올 시즌에는 에디슨 러셀의 가세로 좌익수까지 소화했다. 종종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이영민 타격상 출신이다. 야구에 대한 센스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중앙 내야에선 1~2년 전만 해도 종종 쉬운 타구에 송구 실책을 범했다. 올 시즌에는 상당히 안정감이 있었다. 러셀은 시즌 도중 "김혜성은 사이드 송구가 정말 좋다"라고 했다. 2021년은 김혜성이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을 적기다.

아직 3할 타율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 잠재력이 좀 더 폭발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김하성이 떠나고, 새 외국인타자가 내야수일 수도 있다. 결국 김혜성은 현 시점에서 '포스트 김하성'에 가장 가까운 선수다. 김하성도 올 시즌 도중 "혜성이는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김혜성은 과거 강정호나 김하성과 같은 파워히터는 아니다. 정교한 타격에 출루율, 빠른 발, 안정적인 수비가 돋보인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더 성장하면 대형 유격수가 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이밖에 키움은 김주형, 김병휘 등 젊고 가능성 있는 내야수들이 있다. 전통적으로 내야수를 잘 뽑았고, 잘 육성했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지만, 키움은 계속 야구를 한다. 또 다른 대형 중앙내야수를 육성하고 검증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김하성(위), 김혜성(가운데), 김하성과 김혜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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