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준우승’ 두산 김태형 감독 “냉정했어야 하지만…선수들 너무 고맙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숨가쁘게 달려온 두산의 시즌이 끝났다. NC의 기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4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4패에 그친 두산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갑작스럽게 식은 타선은 결국 2연패를 노린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3차전서 7-6으로 이기며 2승 1패 우위를 점했지만, 4~5차전서 연달아 무득점에 그쳐 흐름을 넘겨줬다. 두산은 6차전에서도 경기 초반 수많은 득점권 찬스에서 타선이 침묵했다.

두산은 0-4로 뒤진 7회초 2득점하며 25이닝 연속 무득점 사슬을 끊었지만, 넘어간 흐름을 빼앗기엔 역부족이었다. 25이닝 연속 무득점은 한국시리즈 역대 최장 기록에 해당하는 불명예였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종료 후 “선수들에게 1년 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경기 들어가기 전까진 어려울 거란 생각은 안 했다. 경기를 하면서 타격 사이클, 타자들의 타이밍을 보며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일부터 당분간 쉬면서 내년 구성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타선 침묵은 뼈아팠던 시리즈였다. 김태형 감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질 때는 다 이유가 있다. 감독으로서 조금 더 냉정했어야 하는데, 선수들이 잘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어쨌든 이 선수들이 계속 야구를 해야 하니까 마무리도 잘하길 바랐는데 어쩔 수 없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너무 고맙고, 박수 보내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서 한때 6위로 처지는 위기를 맞았다. 구단 안팎에 걸쳐 달갑지 않은 이슈가 끊이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은 저력을 발휘해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도 달성했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것 자체가 소득이다. 시즌 때 어려움이 따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즌이었다. 마무리가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잘해온 게 물거품이 된다. 부진한 선수 1명 때문에 잘못된 것처럼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좋은 기량을 지닌 젊은 선수들이 나왔다. 젊은 투수들이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FA들이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감독은 어떻게든 구상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더불어 팀 내 MVP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참 고민한 끝에 말문을 열었다. 김태형 감독은 “최원준이 어려운 상황에도 제 역할을 해줬다. 덕분에 팀이 처지지 않았다. 제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 사진 = 고척돔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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