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그 때 이영하를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결국 6차전 승부 끝 NC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게 된 두산 베어스.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두산 베어스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의 6차전에서 2-4로 패하며 준우승으로 아쉽게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만 해도 미라클 두산이 재현되는 느낌이었다. 키움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서 극적으로 3위를 확정지었고, 준플레이오프 2승 무패, 플레이오프 3승 1패로 승승장구하며 단숨에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이뤄냈다. 한국시리즈 상대는 정규시즌 1위 NC였지만 경험에서 앞선 두산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기세가 대단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에도 고개 숙이지 않았다. 2차전 마지막 9회말 난세영웅 김민규의 등장 속 5-4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둔 뒤 3차전에서는 타격전 끝에 다시 7-6 신승을 해내며 단숨에 2승 고지에 올라섰다.

문제는 4차전이었다. 2차전 깜짝 수호신이 된 김민규가 선발로 나서 5⅓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친 상황. 김태형 감독은 6회 1사 1루서 김민규 대신 이영하를 올리는 승부수를 택했다. 이영하는 2차전 5-1로 앞선 9회말 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 난조를 보였지만, 9회보다 여유로운 6회에는 승부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 같은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결국 이영하를 향한 믿음은 독이 됐다. 첫 타자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잡으며 시작은 좋았지만, 양의지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우익수 조수행의 홈 송구 실책으로 이어진 2사 2루서 폭투를 범했다. 그리고 강진성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줬다. 두산이 4차전을 0-3으로 내주면서 이영하의 2실점은 승부와 연결되는 실점으로 기록됐다.

4차전 패배로 분위기가 차갑게 식은 두산은 6차전까지 내리 3연패를 당하며 NC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이영하의 뼈아픈 구원 실패가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끼친 모양새가 됐다. 물론 모든 게 결과론이지만 이번 가을 김태형 감독의 뚝심과 믿음은 좀처럼 통하지 않았다. 또 다른 예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도 4번을 고수한 김재환은 타율 .043(23타수 1안타)로 가을야구를 마무리했다.

[이영하.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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