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김태형 뚝심 야구 대실패, 독이 된 지나친 주전 의존도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쓸 대타가 없어요.”

한국시리즈서 냉혹한 현실과 마주한 두산 베어스가 결국 V7에 실패했다.

두산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와의 6차전에서 2-4로 패하며 준우승으로 가을을 마무리했다.

국가대표 야수진이 대거 포진한 두산 공격은 KBO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가장 큰 강점은 타선의 짜임새. 진루가 필요할 때는 작전수행능력을 발휘하고, 장타가 필요할 때는 타구를 마구 외야로 보낸다. 전문가들이 두산 타선을 두고 한 번 터지면 막을 수 없는 타선이라 말하는 이유다. 그 결과 줄곧 팀 타율이 상위권에 자리했고, 올해 김재환, 오재일 등 주축 좌타자들의 기복 속에서도 2년 만에 팀 타율 1위(.293)로 복귀했다.

아마 이번 한국시리즈 두산 타선을 보고 위와 같은 팩트를 떠올린 이는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래도 몇몇 베테랑들의 활약과 끈끈한 수비를 앞세워 3차전까지 2승 1패 우위를 점했지만 4차전부터 두산 공격은 고구마를 한 10개는 먹은 것처럼 꽉 막혔다.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순위싸움이 계속됐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여기까지 올라왔기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예 타이밍이 맞지 않는 김재환을 계속 4번에 배치하고, 승부처 부진한 선수를 계속 밀어붙이는 믿음의 야구이자 뚝심의 야구가 독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주전 의존도가 높은 한국시리즈라 해도 두산에겐 부진한 이들의 뒤를 받칠 백업이 전혀 없었다. 두산의 이번 한국시리즈 야수 엔트리는 총 17명. 정확히 말해 김태형 감독이 믿을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 그 결과 포수 최용제, 장승현, 내야수 서예일, 외야수 안권수, 김인태 등 수많은 백업 요원들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다 이번 가을을 마무리했다. 그 누구도 타율 .043(23타수 1안타)로 한국시리즈를 마친 김재환을 대신할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5차전 0-5 완패 후 취재진과 만나 대타를 왜 쓰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타로 나갈 사람이 없다. 나머지 선수들이 한 달째 못 나가고 있어 쓸 수가 없었다”고 지나친 주전 의존도를 시인했다. 두산에게 향후 야수진 세대교체라는 시급한 과제가 생겼다.

[김재환.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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