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라스트댄스 없었다’ 두산, 25이닝 연속 무득점·잔루 10개에 눈물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라스트댄스’는 신기루였다. 타선이 침묵한 두산이 결국 준우승에 머무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두산 베어스는 24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4로 패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 4패에 그쳐 준우승에 그쳤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통산 7번째 우승은 눈앞에서 놓쳤다.

가장 큰 패인은 타선의 침묵이었다. 두산은 3차전을 따내며 2승 1패 우위를 점했지만, 4~5차전에서 연달아 무득점에 그쳐 분위기를 넘겨줬다. 3차전 8회말까지 더하면 19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타선의 침묵은 6차전까지 이어졌다. 두산은 6회초까지 삼자범퇴로 물러난 3회초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1회초 2사 1, 2루를 비롯해 2회초 1사 만루, 4회초 무사 2, 3루, 5회초 무사 2루 등 대부분 득점권 찬스였다. 하지만 두산은 번번이 후속타를 만드는 데에 실패했고, 라울 알칸타라는 5⅓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치고도 패전에 머물렀다.

이 과정서 불명예 기록도 남겼다. 두산 이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긴 이닝 동안 득점을 만들지 못한 팀은 SK 와이번스였다. SK는 2003년부터 2007년 한국시리즈에 이르기까지 23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친 바 있다.

두산은 6차전서 4회초 득점권 찬스를 놓쳐 SK의 23이닝 연속 무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어 5회초에도 무득점, KBO 출범 후 가장 긴 이닝 동안 무득점에 그친 팀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두산은 0-4로 뒤진 7회초 2득점하며 25이닝 연속 무득점 사슬을 끊었지만, 끝내 전세를 뒤집진 못했다. 잔루는 10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내용이었다.

준우승에 그친 두산은 김재호, 최주환, 정수빈, 허경민, 오재일, 유희관 등 주축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취득한다. 이 가운데 몇 명이나 잔류할 수 있을까. 현재까진 뿌연 안개와 같은 형국이다.

확실한 건 두산이 향후 우승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NBA(미프로농구) 시카고 불스의 드라마 같은 1997-1998시즌 우승을 다룬 다큐멘터리 ‘라스트댄스’의 KBO 버전이 두산에 의해 연출될지 관심을 모은 이유다. 하지만 ‘라스트댄스’는 없었다. 준우승에 머문 두산은 이제 내부 FA 자원들을 두고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게 됐다.

[김재환.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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