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또 난조' 이영하를 어쩌나, 비상 걸린 두산 뒷문 플랜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두산 마무리 이영하가 한국시리즈 포비아에 제대로 걸렸다.

지난 9월부터 두산의 새 마무리가 된 이영하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3경기서 6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에 기여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데일리 MVP를 차지했고, KT와의 2경기서도 1승과 1세이브를 각각 따냈다. 김태형 감독도 “이영하 외에 올릴 투수가 없다”며 확고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무대는 달랐다. 지난 18일 2차전에서 5-1로 앞선 9회말 경기를 끝내기 위해 올라왔지만 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 난조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나온 김민규가 동점 허용 없이 경기를 끝내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이날 경기를 포함 시리즈 전체를 내줄 뻔 했다. 이에 3차전 세이브 상황에선 이승진이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4차전 경기. 두산 선발 김민규가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깜짝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6회 1사 후 이명기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마무리 이영하 카드를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승부수의 의미도 있겠지만 9회보다는 압박감이 적은 6회 1사 1루 상황에 올라 악몽을 회복시키려는 의도도 보였다.

첫 타자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잡으며 시작은 좋았다. 그 사이 1루주자 김성욱은 2루에 안착. 그러나 후속 양의지에게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맞으며 김민규의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에 우익수 조수행의 홈 송구 실책까지 발생, 다시 득점권 위기가 이어졌고, 폭투로 계속된 2사 3루서 강진성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또 난조였다.

이영하는 결국 0-2로 뒤진 6회 2사 1루서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씁쓸하게 퇴장했다.

이날 결과는 0-2 패배. 공교롭게도 이영하의 난조가 4차전 결정적 순간으로 남게 됐다. 1패 뒤 2연승을 달렸던 두산은 이날 패배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아직 우승까지는 2승이 남은 상황이다. 남은 경기 두산에게 이영하를 또 올리는 모험을 할 여유가 없다. 두산 뒷문에 비상이 걸렸다.

[이영하.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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