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선수단에 배달된 감귤 선물의 정체는?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한국시리즈에 한창인 두산 베어스에게 깜짝 감귤 선물이 배달됐다. 보낸 주인공은 누구고, 어떤 사연일까.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끝난 지난 19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두산 선수단 앞으로 정성스런 손편지와 함께 제주산 감귤 선물이 도착했다. 선물을 보낸 이는 김태형 감독 부임 첫해인 2015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오장훈(36).

오장훈은 성남고-홍익대를 나와 2008년 롯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 2012년에 앞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2년 동안 11경기 23타수 3안타에 그쳤고, 2015년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으나 마운드에 1차례밖에 오르지 못하며 결국 2016년 은퇴를 택했다.

오장훈은 은퇴 후 고향인 제주로 내려가 가업인 감귤 농사를 물려받았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농장의 이름은 ‘홈런 농장’. 이름에 걸맞게 은퇴 후에도 야구 선수들과의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갔다. 홈런 농장은 롯데, 두산 선수들이 제주도에 방문하게 되면 꼭 들르는 필수 코스. 직접 농장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오장훈이 매년 옛 동료들에게 택배로 감귤을 선물하며 동료애를 보였다.

이번에 보낸 감귤 선물에는 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과거 자신과 함께 뛰었던 오재일, 정수빈, 허경민, 최주환, 김재호 등 많은 선수들이 대거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이들이 모두 함께 뛰는 마지막 가을이 될 수도 있기에 손편지까지 함께 담아 두산의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원했다.

“안녕하세요. 제주 농부 오장훈입니다.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여러분들과 함께한 5년이란 시간이 저에게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항상 최고의 팀 베어스 선수였던 걸 가슴 한켠에 새기고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기적을 만들어 주시길 바라며 언젠가 제주에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홈런 감귤 드시고 홈런 날리시길. V7 허슬두!”라는 훈훈한 내용의 편지였다.

감귤의 힘이었을까. 두산은 지난 20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6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챙기며 1패 뒤 2연승을 거뒀다. 역대 한국시리즈서 1승 1패 뒤 3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93.3%(15차례 중 14차례)에 달한다.

[오장훈이 직접 보낸 감귤과 손편지(첫 번째), 오장훈(오른쪽)이 2015년 서울 영일초등학교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사인회 및 일일야구교실' 행사에서 영일초등학교 야구부 김철 감독(가운데)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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