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재활용’ KT, 안영명도 마법으로 이어질까 [MD이슈]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T는 타 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베테랑들을 즉시 전력으로 활용, 재미를 봤다. KT 유니폼을 입게 된 안영명(35)의 재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KT 위즈는 20일 “지난 시즌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우완투수 안영명을 영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KT는 2020시즌 81승 62패 1무를 기록, 2위에 올라 2015년 1군 진입 후 6년 만에 첫 포스트시즌출에 성공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의 기세에 밀려 1승 3패에 그쳤지만, 치열한 2위 경쟁에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는 것은 매우 큰 성과였다.

신구 조화, 외국선수들의 활약과 더불어 새롭게 가세한 베테랑들의 지원사격도 빼놓을 수 없는 한 시즌이었다. KT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NC에서 방출된 유원상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는 이보근을 손에 넣은 바 있다.

냉정히 말해 전 소속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이었지만, KT에서의 활용도는 예상보다 높았다. 지난 시즌 15경기 등판에 그쳤던 유원상은 2020시즌 62경기 2승 1패 2세이브 9홀드 평균 자책점 3.80으로 활약했다. 추격조를 거쳐 6월에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았고, 여름에 다소 부진했으나 10월에 1승 1패 2세이브 2홀드를 기록하는 등 구위를 회복하며 KT에 기여했다.

이보근 역시 명예를 회복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지난 시즌 19경기 2패 3홀드 평균 자책점 9.72에 그쳤던 이보근은 올 시즌 49경기서 3승 1패 6세이브 9홀드를 남겼다. 이보근은 6월에 첫 경기를 치르는 등 시즌 개막 후 한동안 2군에 머물렀지만, 구위를 회복한 후에는 필승조로 뛰었다. 특히 7월 12경기서 12⅓이닝 무실점, KT의 반등에 힘을 보탰다.

2018시즌 67경기 4승 7패 13홀드 3.92로 분전했던 안영명은 올 시즌에 하락세를 보였다. 39경기 1승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5.91에 그쳤고, 한화도 최하위의 수모를 겪었다.

비록 2020시즌에 부진했지만,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안영명은 추격조로 꾸준히 등판 기회를 부여받았다. 활용도가 극히 낮은 불펜 자원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한화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 팀을 떠나게 됐지만, 안영명은 여전히 1군에서 활용 가능한 투수로 평가 받고 있다. 유원상과 이보근처럼 추격조에서 구위를 회복한다면, 다시 필승조로 올라서는 것도 가능하다.

KT는 주권을 제외한다면, 압도적인 구위를 지닌 불펜투수가 없다. 이강철 감독 역시 플레이오프 도중 “비슷비슷한 투수가 많아 불펜은 상황에 따라 가동해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킬레스건일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누구라도 경쟁에 가세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영명으로선 명예 회복을 위한 환경이 최적화된 팀에서 새 출발하게 된 셈이다.

이숭용 KT 단장 역시 “프로 통산 18년간 선발 및 중간계투 등 다양한 보직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성실한 베테랑 투수다. 내년 시즌 불펜 뎁스를 강화하고, 투수진을 안정화하기 위해 영입을 결정했다”라며 안영명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안영명. 사진 = KT 위즈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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