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원형 감독의 이기는&끈끈한 야구 "하루를 충실하게"[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SK 와이번스 김원형 신임감독은 지난 2년간 두산 베어스에 몸 담았다. 김태형 감독의 단기전 지휘 스타일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렸다. 기본적으로 뚝심과 정공법, 스케일 큰 야구를 지향한다. 그러나 단기전서는 과감하게 움직인다.

김원형 감독은 김태형 감독이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투수 최원준을 2⅔이닝만에 내리고 불펜을 풀가동한 것을 두고 "내가 가만히 있었어도(최원준을 일찍 내리자고 건의하지 않았어도) 감독님은 뺐을 것이다. 그 다음은 다 준비 돼 있으니까"라고 했다.

과감한 용병술과 수년간 쌓아온 가을야구 DNA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튼튼한 설계, 철저한 기본, 확실한 플랜 B~C, 약간의 야구 직감까지. 현실적으로 올 시즌 부진한 SK와 김원형 감독에게 당장 기대하긴 어렵다.

대신 김 감독은 9일부터 시작한 마무리훈련을 차분하게 이끈다. 그라운드에 나가지 않고 선수들과 면담하면서, 개개인을 파악하고 2021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 SK의 상황에 맞게 이기는 야구, 끈끈한 야구를 주입하려고 한다.

1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일단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 이겨야 팀 분위기도 좋아진다. 선발과 중간 투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야 하고, 공격에서도 해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또한, "끈끈한 야구를 해야 한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야구를 해야 한다.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기는 야구, 끈끈한 야구를 위해 개개인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김 감독은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 스태프, 감독의 비중도 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주전이나 베테랑들은 눈치를 보지 않고 야구를 한다. 다만 새롭게 온 선수들은 낯설 수 있다. 그 선수들이 마음껏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했다.

강단도 보여줄 계획이다. 김 감독은 "원래 과묵한 스타일인데 최근에는 말도 많이 한다. 내가 생각하는 건 확실하게 주입시키려고 한다. 운동선수의 기본, 그라운드에서 프로선수로서 확실하게 해야 하는 것이 그렇다. 예의, 사생활, 사회인이라면 갖춰야 할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기본이 갖춰져야 야구도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모든 감독의 목표는 우승이다. 김 감독은 드러내놓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야 할 최종 목적지라는 점을 확실하게 했다. 그는 "마무리캠프 기간에 선수들과 얘기도 많이 하고,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히 방향을 설정하려고 한다.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하지 않나. 그 과정까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싶다"라고 했다.

현재 마무리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들에게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자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라고 했다. 하루 일과를 충실히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게 모여 시즌이 끝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 자신부터 하루를 소중하게 보낸다.

[SK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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