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이용규의 결합,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었다[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었다.

키움 히어로즈가 '깜짝 외부영입'을 했다.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국가대표팀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외야수 이용규(35)다. 계약조건은 1년 1억5000만원. '가성비 갑'의 계약이 될 가능성이 있다.

키움은 선수든 감독이든 외부영입을 쉽게 하지 않는다. 관례에서 다소 벗어난 행보를 한 건 그만큼 이용규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증거다. 김치현 단장은 "연령대가 낮은 선수단에 실력 있는 베테랑 합류로 뎁스 강화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용규는 한화의 리빌딩 기조에 따라 방출됐다. 나이를 보면 '에이징 커브'가 서서히 올 시기인 건 맞다. 그래도 2년만에 돌아온 올 시즌에 특별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최소 2할8~9푼에 3할대 후반의 출루율이 가능한 타자다. 도루는 2018년 30개서 올해 17개로 줄었으나 운동능력 자체가 크게 떨어진 건 아니었다.

키움은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대권에 도전했다. 그러나 공격력 약화라는 숙제만 안고 '실패'를 맛봤다. 특히 야수진 구성상 내야보다 외야의 공격 생산력이 떨어진다. 이정후를 제외하면 압도적인 공격력을 지닌 타자가 없다.

출루율이 좋은 박준태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건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경험했다. 향후 1~2년의 애버리지를 예측하기 어렵다. 나머지 한 자리는 허정협, 김혜성 등이 번갈아 맡았다. 올 시즌을 사실상 부상으로 날린 임병욱은 군 입대를 추진 중이다. 변상권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아직 유망주다.

더구나 키움은 김하성이 곧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다. 어떻게든 공격력 보강이 절실하다. 내년에는 외국인타자 영입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박병호는 명예회복이 필요하다. 허정협, 전병우, 김웅빈, 김혜성은 한 단계 성장이 필수다.

이런 상황서 이용규가 2018년, 2020년에 준하는 모습을 내년에 보여줄 수만 있다면 외야의 공격생산력 및 수비력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전으로 뛸 경우 이정후, 박준태와 공존이 가능하고, 테이블세터 한 자리를 맡을 수 있다. 서건창과 이용규가 중심타선과 시너지를 내는 그림을 기대해 볼만하다.

한 마디로 키움이 이용규 영입으로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었다. 내부적으로 재빨리 움직였다. 결국 감독 선임작업이 마무리되기 전에 먼저 발표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이용규가 내년 시즌 준비를 얼마나 밀도 있게 하느냐다.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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