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시양 "실제 모습은 한량…쉴 때는 내일에 대한 걱정도 안 해요"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배우 곽시양(33)이 완벽주의에 가까울 정도로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2005년부터 '한선우'라는 예명으로 모델로 데뷔,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2014년 이송희일 감독의 영화 '야간비행'으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연기자 데뷔 6년 만에 높은 인지도를 쌓으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7일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SBS 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 강철규 김가영 연출 백수찬)'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곽시양은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인간 곽시양'의 모습을 솔직히 고백했다.

"어렸을 땐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러다 기회가 좋아서 모델로 스타트를 잘 했죠. 연기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굳힌 건 군대 안에서였어요. '과연 내가 오래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해봤는데 연기를 하면 너무 좋겠다 느꼈죠. 드라마를 보면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 거예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모델 출신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연기자 데뷔 이후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 '오 나의 귀신님', '마녀보감', '시카고 타자기', '웰컴2라이프', 그 외 다수 영화의 주연 자리까지 차지하며 단기간에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곽시양이었지만, 그는 "아직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사실 저는 제 연기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아요. 저에게 좀 호되게 하는 편이라 자책을 많이 하곤 해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열심히 안 한 적은 없었는데,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하다 보니 인정해 주시는 분들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것보다 밑으로 하면 앞으로는 내가 연기생활을 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죠. 제 마음대로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참 좋은데, 아직 제가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나중에 여유가 생긴다면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는 작품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큰 것 같아요."

케이블채널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 훈남 조리사 서준 역할로 처음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곽시양은 당시 남자 주인공이었던 배우 조정석만큼이나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박보영을 향한 다정하고 따뜻한 일편단심 행동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는 '서브 남주'의 정석을 연기했다. 그는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고 말하면서 또다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처음으로 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저를 연기자라고 생각해 주기 시작한 건 영화 '목격자'였던 것 같고, 최근 '앨리스'를 통해선 연기자라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었던 작품이지 않을까 해요. 특히 '앨리스'는 발화점 같달까. 더 성장하고 높이 올라갈 수 있게끔 발판을 세워준 작품이에요.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현장에 가면 더 재밌을 것 같고, 분위기도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외에도 '사'자 들어간 직업도 해보고 싶고 운동선수도 해보고 싶기도 해요."

큰 체격과 선이 굵은 마스크로 인해 자칫 무뚝뚝한 인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만나본 곽시양은 호탕하게 웃으며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유쾌한 사람이었다. 특히 게임광으로 유명한 그는 작품을 쉴 땐 집에서 게임만 한다면서 의외의 '집돌이' 성향을 소개했다.

"제 본모습은 굉장한 한량이예요.(웃음) 밖에 나가서 하는 것도 없고 거의 집에 있는 집돌이. 배고프면 밥해 먹고, 시켜 먹고. 아무것도 없다 하면 내내 컴퓨터 게임도 하고. 어떤 날엔 집 앞에 공원에서 하루종일 있다 올 때도 있어요. 쉴 때는 내일에 대한 걱정도 없어요. 그렇게 해야 제가 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일할 때만큼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보니 일이 없을 때는 아무 생각 안 하는 게 제가 살 수 있는 일 같아요. 밖에 돌아다니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이 일을 시작하고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아직도 게임을 많이 하고요."

끝으로 곽시양은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라는 질문에 "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답하며 연기를 통해 얻는 행복과 성취감들에 대해 언급했다.

"저는 연기를 좀 오래 하고 싶어요. 목표가 높은 것도 좋지만 제가 오래 하고, 열심히 하고, 좋은 결과물들이 생기다 보면 언젠가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촬영 중엔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이게 결과물로 보여질 땐 굉장히 뿌듯해요. '한 작품을 잘 마무리 지었구나', '좋은 사람들을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른 사람들한테 희로애락을 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전 이 직업을 조금 오래 하고 싶어요. 동시에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어주고,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사진 =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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