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PS…KT 주장 유한준의 미소 "올해는 거짓말쟁이 되지 않았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2016년 FA 계약을 맺고 마침내 5년 만에 가을 무대를 밟게 됐다. KT 캡틴 유한준의 얼굴에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이 끝나고 인터뷰실에 들어온 유한준은 KT 입단 후 가장 후련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응했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그의 눈과 목소리를 통해 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에는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의 기쁨, 후배들과 팬들을 향한 고마움이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KT는 지난 22일 잠실에서 두산을 꺾으며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넘버 ‘1’을 지워냈다. 2015년 1군 진입(창단 2013년)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야구행 티켓을 따낸 순간이었다.

이날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승리에 기여한 유한준은 “오늘(22일)이 매직넘버가 1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그래도 형으로서 중요한 경기의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보였다.

유한준은 2005년 프로에 데뷔해 현대-넥센에서 활약하다 2016년을 앞두고 4년 총액 60억원에 KT의 일원이 됐다. 입단 후 4년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했고, 이에 힘입어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20억원에 재계약까지 성공했지만, 번번이 첫 가을야구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창단 첫 5할 승률에도 막판 NC와의 5위 싸움서 밀리며 또 다시 포스트시즌을 관전자 입장에서 봐야 했다.

때문에 22일의 승리가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유한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밝게 웃으며 “매 번 인터뷰에서 가을야구에 가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올해는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팬들과 약속한 가을야구 꿈을 이루게 돼 정말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원동력으로는 지난해 첫 5할 승률을 꼽았다. 유한준은 “선수들 사이에서 5할 승률로 인해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며 “시즌 초반 스타트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서로 믿고 시즌을 치렀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흐뭇해했다.

이제 KT는 사소한 실수 하나로 승패가 좌우되는 ‘큰 경기’를 치러야 한다. 팀 내 가을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지 않기에 베테랑 유한준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유한준은 과거 현대와 넥센 시절 포스트시즌 24경기에 나선 경험이 있다.

유한준은 “올해는 내가 제일 형이지만 많이 묻어갔다”며 “포스트시즌에서는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될 것 같다. (박)경수를 비롯해 베테랑들이 리드할 테니까 어린 선수들이 우리만 보고 따라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베테랑이란 단어와 함께 박경수의 이름도 빼먹지 않았다. 2015년 1군 진입부터 KT와 함께한 박경수는 지난 8일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현장에서 가을야구 진출의 기쁨을 함께하지 못했다.

유한준은 “(박)경수와 이 순간을 같이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며 “그래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수가 완전한 컨디션을 찾으려면 우리가 순위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야 한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오를 수 있을 때까지 올라가보겠다”고 다짐했다.

[유한준.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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