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PS행 실패, 그래도 롯데는 희망을 바라본다[MD이슈]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선수들은 잘해줬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21일 인천 SK전 패배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되자 숙소에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2020시즌을 돌아보며 반성도 하고, 잔여경기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다. 내부적인 점검 및 반성이 필요하다. 외부에선 주로 허 감독의 선수 기용 폭이 다른 감독들에 비해 다소 좁았던 부분, 시즌 중반 이후 몇 차례 프런트와의 마찰이 외부에 드러난 부분들을 지적했다. 허 감독은 "내가 부족했다"라고 했다. 이밖에 작전, 투수 기용 등에서도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롯데의 2020시즌이 무조건 버려야 할 것들만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외국인선수 농사는 성공적이었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와 주전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상당히 좋은 시즌을 보냈다. 재계약 대상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22일 인천 SK전서 블론세이브를 했다. 그래도 김원중은 확실한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타자 한동희, 투수 이승헌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도 수확이다.

팀 체질이 개선된 부분도 있다. 허 감독은 2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자신의 야구를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눈치를 많이 봤다. 그런 게 조금 없어졌다. 선수들이 가고자 하는 목표, 예를 들어 타석에서의 루틴을 만드는 작업을 잘했다"라고 돌아봤다.

선수들의 자세가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허 감독은 "아까 야구장에 나왔는데 선수들이 똑같이 자기가 할 것들을 했다. 분위기도 좋았다. 5강서 떨어지면 분위기도 안 좋아지는데 선수들이 자신의 목표를 갖고 움직이는 부분들은 좋았다"라고 했다.

최근 선발진에 가세, 페이스가 좋은 우완 이승헌과 우완 신인 최준용도 거론했다. 허 감독은 "이승헌을 너무 좋게 본다. 하드웨어도 좋고 열심히 하는 투수다. 정말 좋은 선수다. 회전수도 좋고 공이 똑바로 오는 게 없다. 준용이도 어린 투수지만, 마운드에서 뭘 해야 하는지 안다"라고 했다.

사실 가장 고무적인 건 1차 지명급 특급 신인을 3명이나 영입한 점이다. 1차 지명서 포수 손성빈, 2차 1~2순위로 좌완 김진욱과 내야수 나승엽을 품에 안았다. 특히 메이저리그의 한 구단과 입단 구두합의를 마친 나승엽의 마음을 돌린 건 롯데 프런트의 쾌거다.

즉, 롯데는 포수, 내야수, 좌완 선발을 한꺼번에 보강했다. 이들 중 1~2명이 내년에 1군에서 자리를 잡으면 팀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허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다. 단장님과 스카우트 팀장님이 잘 뽑았다. 감독 입장에선 좋은 선수가 많으면 좋다. 기대감이 있다.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롯데의 2021시즌은 이미 시작했다. 반성도 해야 하고, 희망도 안았다. 대신 2020년의 시행착오는 반복하면 안 된다. 허 감독은 "내년에는 실수하지 않고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했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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