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4G 등판’ 삼성 오승환 “혹사 NO, 데미지 없었다”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끝판왕’ 오승환(삼성)이 3일 동안 4경기에 등판,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끝판왕’다운 위력을 보여줬지만, 마무리투수의 4연투에 대한 혹사 논란도 뒤따랐다.

오승환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을 돌아보는 한편, 3일간 4경기 등판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오승환은 지난 16일부터 사흘 동안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4경기(더블헤더 포함)에 등판, 3세이브를 챙기는 괴력을 뽐냈다. 10월 11경기 기록은 11이닝 6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끝판왕’다운 활약상이다. 9월말 3.34였던 평균 자책점도 2.54까지 끌어내렸다.

다만, 마무리투수로서 보기 드문 더블헤더 포함 4연투였기에 혹사 논란도 뒤따랐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혹사는 아니다. 감독님은 휴식을 가지라고 하셨지만, 내가 상황이 되면 준비하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오승환은 이날 은퇴를 선언한 김태균(한화)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정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겠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고생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최근 4연투를 소화했는데?

“혹사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3연투인데 더블헤더가 포함돼 4경기를 치렀다. 스스로 몸 상태를 살펴봤을 땐 절대 혹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감독님은 휴식을 가지라고 하셨지만, 내가 상황이 되면 준비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워밍업을 해보니 몸에 큰 데미지도 없었다. 반대로 내가 몸 상태가 안 됐다면 안 나가는 게 맞다.”

-이승민의 첫 승이 걸려있다는 점도 4연투에 영향을 끼쳤나?

“나가기 전에는 그 생각도 했다. 워밍업할 때 동료들에게 이기면 첫 승인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다만, (승리를)지켜주는 게 가장 좋은 것이지만, 마운드에서 던질 땐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았다.”

-시즌 중반 복귀해서 치르고 있는 올 시즌을 돌아본다면?

“분명한 건 복귀 직후에 비해 나아졌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모든 선수들에게 어려움이 따랐다. 자칫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1년간 실전 경험이 없었던 데다 수술도 했다. 그래서 경기감각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막상 경기를 할 때는 몸 상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몸 상태가 조금씩 좋아졌다는 점이다. 다음 시즌은 더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팬들에게 죄송하다. 조금 더 관리를 잘해서 일찍 좋은 모습 보여줬다면, 팀도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직구 구속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위가 좋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복귀 초기에는 조바심이 있었던 것 같다. 지켜보는 분들도 많았고, 기대하시는 부분도 컸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조금 더 완벽하게 던지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과감하게 승부하지 못했고, 그게 역효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매일 코치님들과 경기 결과를 체크했다. 최근에 보니 삼자범퇴를 2개월 만에 한 적도 있더라. ‘야구가 정말 쉽지 않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끝날 때까지도 많이 배워야 한다. 변화구도 복귀 당시에 비해 꺾이는 각도, 회전은 분명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갑자기 안 던지던 구종을 던진 건 아니다. 일본-미국을 거치며 던졌던 구종들이다. 비중을 조금 높였을 뿐이다.”

-오늘 김태균이 은퇴를 선언했다.

“저도 기사로 접했다. 김태균은 동갑내기 친구다. ‘나도 저런 순간이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정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겠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고생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다들 알다시피 김태균의 장점은 컨택능력이다. 중장거리 타구를 만들며 대부분의 시즌에 3할 타율을 올렸다. 타점이나 홈런도 잘 생산했다. 위협적인 타자였기 때문에 상대할 때마다 어렵게 승부했다.”

-내년에 도쿄올림픽이 열리는데?

“대표팀은 개인의 생각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몸 상태가 되고 팀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내가 대표팀에 도움이 될까란 생각은 든다(웃음).”

[오승환. 사진 = 수원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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